여행, 사진. 먹는 얘기

킬링필드-지옥이 바로 이곳.

甘冥堂 2010. 9. 23. 00:25

 추석 연휴를 맞아 캄보디아 프놈펜을 갔읍니다.

캄보디아하면 앙코르 왓을 떠 올리게 마련인데, 몇 번 갔었던 곳이라

이번에는 프놈펜만 방문하기로 하였읍니다.

 

새로운 기회의 땅.

중국, 베트남, 그리고 캄보디아..... 점점 인건비가 싼 곳으로 옮겨 가다 보니 西進을

계속 할 수 밖에 없읍니다.

 

내가 본 캄보다아. 그의 수도 프놈펜...

본 것은 과거의 잔혹사였고 , 미래는 그리 밝은 것 같지도 않은, 아직 요원한 곳인것처럼 느껴졌읍니다.

 

 그 유명한 킬링필드.

흰 국화꽃 한 송이와 향을 사르고 깊게깊게 묵념을 했읍니다.

 

허무 그 자체.

 

해골로 쌓여진 탑 내부.

 

 휴게용 의자에 야생 닭이 의젓이 앉아있읍니다.

 

같이 동행한 인도네시아 처녀들에게 말했읍니다.

캄보디아에 와서는절대로 닭요리를 먹지마라.

저 닭이 이곳에 묻힌 원혼들의 살점과 뼈조각들을 먹고 살았을터...

 

 이 웅덩이에서만 450 구의 시신이 발굴되었다고.

 

 유골이 출토된 웅덩이.

곳곳에 이런 웅덩이들이 산재 합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여 묻었나요?

 

 또 다른 잔혹사의 현장.

고등학교를 감옥으로 만들어 갖은 고문과 살육을 저질렀던곳.

 

 전기 고문 의자에 앉아 망연자실한 모습.

 

품에 안은 애기는 아무것도 모르고 잠들어 있읍니다.

이 여인이 도대체 무슨 죄를 어떻게 지었길레 이 지경이 되었읍니끼?

 

 교실을 잘게잘게 나누어 여러개의 감방으로 만들었읍니다.

한 칸에 모두 몇 명씩이나 가두었길래 이렇게까지 나누어야 했나요?

 

 증언을 들어 그림으로 재현했읍니다.

 

얼마전 중국 여순 감옥에 갔었을 때 보다 더욱 큰 충격과 헤아릴수 없는 고통을 느껴야했읍니다.

인간이 인간에게 행한 죄악 중 이처럼 극악한 범죄가 어디에 또 있을 수 있나요?

 

하늘이시어, 이 불쌍한 영혼들을 구원하소서..

그리고 허수아비처럼 명령에 쫒은 저 어리석은 시행자들을 용서하소서.

 

아니지.

단지 명령에 따랐다고만도 할 수 없는,

저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있는 악마의 심성이 저들을 충동질 했을 것이니

저들을 용서하지 마시고 하늘의 뜻대로 하소서.

하늘의 심판이 준엄함을 보여주시길..

 

오토바이 툭툭이 뒤에 타고 시내를 돌았읍니다.

프놈펜 시가지는 그런대로 번잡합니다.

 

그러나 킬링필드의 어두운 그림자가 계속 따라 붙어 관광을 할 업두가 나질 않았읍니다.

내일까지의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바로 베트남으로 돌아가기로 하였읍니다.

 

이 좋은 추석 명절날 아침.

왠지 께름직하여 가기 싫었던 곳 킬링 필드..

혼자 있기가 무료하여 마지못해 인도네시아 아가씨들과 함께한 일정.

오지 말아야 할 곳, 보지 말아야할 것을 보고야 만 어리석은 여정..

 

돌아 가자..

 

 지평선 넘어 끝없이 필쳐진 천혜의 곡창지대.

이 비옥한 토지를 놔 두고서도 어찌하여 최 빈국으로 살아야 합니까?

 

강이 막혀 페리로 이동합니다.

 

이번 캄보디아 여행은 그리 즐겁지는 아니하여 3일 일정을 하루 앞당기기로 하였습니다.

점심도 굶은체 돌아와 단골 집에 들르니, 몇몇 가족들이 모여 앉아 저녁 식사를 즐기고 있읍니다.

두레박 할머니네, 판티엣 할머니네...

타국에서의 추석, 이 할머니 당신은 과연 즐거우시기만 할까.

 

소주 한병을 마시고나니 정신이 몽롱하여

아 오늘이 추석이지...

달도 무척이나 밝읍니다.

더 가깝게 보이는것 같기도 하고...

 

여행도 사전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는 걸 이번에 새삼 실감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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