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밤 잠을 못 이루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두 부류의 사람입니다.
무슨 사연이 있길레 밤 잠을 못 이루시나요? 각자의 환경과 처해 있는 위치가 다르니 백인백색이겠지요.
근심과 걱정으로, 혹은 님 그리워, 혹은 못된 일을 저질러 불안하여, 혹은 아무 이유도 없이 잠이 안 옵니다. 잠을 자려고 별의 별 수단과 방법을 동원합니다.
숫자를 100 부터 거꾸로 세어 내려온다, 잠자리 들기 전 우유 한 잔을 마신다, 미지근한 물에 샤워를 한다,
가볍게 학교 운동장을 몇 바퀴 돈다, 아니면 운우지정을 나눈다, 술을 한잔 한다는 등, 수 많은 처방과 비방이 난무합니다.
그래도 잠을 못 이루는걸 어찌 합니까? 수면제를 복용한다?. 그건 아주 위험한 짓인이란 것은 모두 다 아실터이니 권할 바는 아니고.
예전에 어머니가 "밤을 하얗게 지샜다" 하실땐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습니다. 캄캄한 밤이 어떻게 하얗다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서야 그것을 몸으로 느낍니다.
덕암사에 다닌다는 어느 處士가 소위 '칠불와'라는 비방을 알려주었습니다.
'잠을 자기 위해 잠을 자지 말아라' 하는 일곱가지의 역설적 처방입니다.
七不臥.
잠이 안 오면 자지 않는다.
자다가 깨면 자지 않는다.
낮잠을 자지 않는다.
억지로 자려고 하지 않는다.
졸려도 자지 않는다.
12시 전에는 자지 않는다.
새벽 4시에는 무조건 일어난다.
그게 그 소리 같지요? 비방은 무슨 놈의 비방 ?
그러나 하나 하나의 상황에 따라 해석하면 나름대로 의미가 조금씩 달라집니다.
그 처사가 부연합니다.
예로부터 '괴로움과 즐거움이 하나의 문에 몰려 들고, 길흉이 한 곳에 있도다' 하였습니다.
잠이 안 오는 것은 분명 괴로운 일입니다. 그러나 그 잠 안 오는 시간을 적절히 이용해 보시면 어떨까요?
책을 읽는다. 음악을 듣는다. 글 쓰기를 한다. 그림 그리기 연습을 한다. 영어 회화 공부를 한다. 마라톤 연습을 한다는 등. 어떤 장기 계획을 세워 놓고 잠 안 오는 시간을 이용하여 꾸준히 연습해 보십시요.
그러다가 열두시가 넘어 스르르 잠이 들면 그건 그 자체로 좋은 것이고, 밤을 꼬박 샜다면 뭔가를 연마했다는 뿌듯한 무엇이 남을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다보면 공부도 많이 될 것이고 어느덧 불면증도 고쳐질게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좋고 나쁜것이 '꼬아진 새끼줄'과 어떻게 다르다 하겠습니까?
한편, 새벽에 일찍 일어나 일을 한다면 작업이나 공부의 능률이 낮에 하는 그것의 두 세배가 된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하루를 이틀 같이 사는 꼴이 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에서 '한 구라' 한다는 유명한 한의사가 경험담을 얘기합니다.
아주 심각한 불면증 환자에게 처방을 합니다.
"오늘부터 이틀 동안 절대로 잠을 자지 말고, 모래 다시 오십시요. 그때 드실 약을 약을 조제 해 놓겠소"
이 환자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잠을 안 자려고 별짓을 다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하루를 못 넘기고
그냥 골아 떨어졌답니다. 며칠간을 곯아 떨어져 자더니 불면증이 그냥 없어져 버리고 말았답니다.
우스개 같지만 정말로 기막힌 처방이 아닙니까?
처사가 덕담을 합니다. 좋은 꿈 꾸시고 성불하세요.
處士謂誰? 自由人德不孤也.
(처사는 누군가? 자유인 덕불고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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