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蝶戀花
宋 陸游
禹廟蘭亭今古路 (우묘란정금고로) 우왕 묘와 난정의 옛길
一夜清霜 (일양청상) 하룻밤 맑은 서리
染盡湖邊樹 (염진호변수) 호수변 나무를 물들여 버렸다.
鸚鵡杯深君莫訴 (앵무배심군막소) 앵무 술잔 깊다고 핑계대지 마소
他時相遇知何處 (타시상우지하처) 이후 우리 서로 어디서 다시 만날지?
冉冉年華留不住 (염염년화유부주) 천천히 흘러가는 세월은 머물지 않고
鏡裡朱顏 (경리주안) 거울 속 붉은 얼굴
畢竟消磨去 (필경소마거) 결국에는 닳아 없어질 터.
一句丁寧君記取 (일구정녕군기취) 정녕 그대는 한 구절을 기억하시게
神仙須是閑人做 (신선수시한인주) 신선은 반드시 한가한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걸.
註釋
鸚鵡杯: 자개로 앵무새의 부리 같이 만든 술잔
譯文
사인이 친구와 함께 명승고적인 우왕 묘와 난정을 유람하는데,
가을 서리는 나뭇잎을 붉게 물들이고,
가을 나무 잎으로 인해 감개가 무량하다.
그대 앵무 술잔이 너무 깊다고 핑계대지 말고, 통쾌하게 마십시다.
이후에 우리들 어느 곳에서 다시 만날지 알 수 없지 않은가?
흘러가는 세월은 머물지 않고,
거울속의 “朱顏”은 “畢竟消磨”된다오.
내가 그대에게 한마디 당부하는 것을, 그대는 잘 기억하기 바라오:
“神仙은 반드시 일없는 사람이 한다는 것”을.
관리가 되지 않았으면, 오히려 자유자재로 “神仙”이 될 수 있었을 텐데.
이것은 실제로 詞人이 고향으로 물러나, 다시 나라를 위해 공을 세울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에 대한,
일종의 스스로를 위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