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3.夜游宮
宋 周邦彦
葉下斜陽照水 (엽하사영조수) 낙엽 떨어져 기우는 태양에 물에 비치고
卷輕浪、沉沉千里 (권경랑 침침천리) 가벼운 물결 말아, 깊고 깊은 천리를 흐르고
橋上酸風射眸子 (교상산풍사모자) 다리 위 차가운 바람 눈동자를 찌르는데
立多時 (입다시) 오래 서서
看黄昏 (간황혼) 황혼을 바라보니
燈火市 (등화시) 시정에 등불이 켜졌네.
古屋寒窗底 (고옥한창저) 옛날 고옥에 창문은 차게 드리워
聽幾片、井桐飛墜 (청기편 정동비추) 몇 번 들었나, 우물가에 오동나무 떨어지는 소리를.
不戀單衾再三起 (불련단금재삼기) 미련 없이 이불 걷고 다시 일어나니
有誰知 (유유지) 아는 이 누가 있어
爲蕭娘 (위소랑) 쓸쓸한 아가씨를 위해
書一紙 (서일지) 편지 한 장 보낼까?
註釋
酸風: 냉풍. 李賀의 <金銅仙人辭漢歌>에 :“東關酸風射眸子(동문 나설 때 쌀쌀한 바람에 눈을 뜨지 못하겠네)”
譯文
나무 잎 흩날려 떨어지고, 석양의 여운 물밑을 비추니,
가을바람은 층층이 물결을 말아 일으켜, 천리를 용솟음쳐 흐른다.
다리 위 찬바람은 눈동자를 찔러 아픈데,
나는 오랫동안 서서,
홀로 황혼의 저자 거리에, 등불 점점이 켜지는 걸 본다.
오래된 가옥의 차가운 창문 아래, 가없는 적막 속에서,
우물가 둔덕에 누워서 편편히 떨어지는 오동잎의 맑고 큰 소리를 듣는다.
나는 미련 없이 이 고독하고 처량한 이불속에 머물지 않고,
다시 옷을 입고 앉았는데, 누가 있어 능히 나의 이때의 심정을 이해해 줄까?
모두 그녀가 부쳐오는 한 장의 서신을 위한 것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