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노 데 산티아고

Triacastela 트리아카스테라

甘冥堂 2018. 9. 15. 22:37

 

 

 

 

 

 

 

 

여행 26일째. 30km

 

새벽 어두울 때 급경사 진 산길을 오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3km를 오르는데 숨이 턱에 닿아서야 겨우 휴게소에 도착했다.

 

커피와 바나나 한 개로 아침을 때운 순간,

쟈켓을 숙소에 빠뜨린 것을 알게 되었다.

다시 되돌아갈 수도 없고.

 

어제 내 앞을 가로지르는 뱀을 보고 깜짝 놀라자

독일 친구가 '행운의 상징'이라 했는데,

행운은 커녕 손재만 입은 꼴이다.

그러나 더 큰 것을 잃어버리지 말라는 액땜이라 생각한다.

 

오늘 오른 산이 이번 순례길에서는 마지막 높은 곳이다.

은근히 걱정도 했는데 크게 힘들지 않고 오를수 있었다.

 

El Cebreiro 정상에서의 새벽 경치는 정말 일품이었다.

일출, 그리고 운해가 덮은 산맥.

한참을 보고 또 보았다. '보고 또 보고...'

언제 또 볼 수 있으랴.

 

메세타고원 지대는 아마 이쯤에서 끝난 게 아닌가생각된다.

계속 내리막길이 이어지다가 해발400m에 이르면 평지나 다름없어지니,

지리학적 견해는 차치하고 고원지대는 여기서 끝이다.

 

해발고도1270m표지판이 있고 이후부터는 계속 내리막이다.

오늘의 목적지 Triacastela 마을은 굉장히 역사가 깊은 듯하다.

800년 된 고목이 마을입구를 지키고 있고,

오래된 가옥의 벽에 까미노 안내 표시가 나를 안내한다.

 

어제 본 뱀이 행운을 가져다 주었다.

같은 숙소에 묵었던 한국인이 내 쟈켓인줄 알고 가져다 주었다.

자칫 내 몰라라 했을 수도 있는 일을 챙겨주다니,

의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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