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해석 당시삼백수

207. 無題 /李商隱

甘冥堂 2024. 7. 24. 14:39

207. 無題 /李商隱

무제

 

相見時難别亦難 (상견시난별역난) 만나기도 어려운데 이별 또한 어려워

東風無力百花殘 (동풍무력백화잔) 동풍이 무력하니 백화가 시든다.

春蠶到死絲方盡 (춘잠도사사방진) 봄누에는 죽어서야 실 토하기 그치고

蠟炬成灰淚始乾 (납거성회루시건) 촛불은 재가 돼야 눈물이 마른다.

曉鏡但愁雲鬢改 (요경단수운빈개) 새벽 거울 앞에서 검은머리 변한 걸 근심하고

夜吟應覺月光寒 (야음응각월광한) 밤에 시를 읊조리며 달빛이 차가움을 느낀다.

蓬山此去無多路 (봉산차거무다로) 봉래산은 여기서 가기에 그리 멀지 않으니

青鳥殷勤為探看 (청조은근위탐간). 파랑새야 날 위해 은근히 찾아가 보려무나.

 

 

이 시는 역대로 읽는 방법이 하나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친구를 생각하는 것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마음으로 사랑하는 여인에게 써 준 것이라고도 한다. 오늘날에 와서 보건데,

그 곡절이 정감에 사로잡혀, 더욱 애정시 처럼 보인다.

 

相見時難别亦難조비<燕歌行(연가행)>이별은 어찌 쉽고 만남은 어찌 어려운가.”

조식의 <當來日大難>이별은 쉽고 만남은 어려우니, 각자 술잔을 비우자.”

이 구는 더 나아가, 서로 만나기도 어려우니 그러므로 이별도 어렵다.

 

春蠶到死絲方盡남조악부<西曲歌.作蠶絲(작잠사)>봄누에는 늙을 수 없어, 주야로 실을 뿜는다.”

중국어 (si)” 발음과 (si)” 발음이 쌍관어(두 가지 뜻을 가지다)이다.

이 구는 그 뜻을 化用한 것이다.

 

蠟炬(랍거)양초. . 杜牧<贈別>蠟燭有心還惜別, 替人垂漏到天明

(랍촉유심환석별, 체인수루도천명)”에서 따온 것이다.

曉鏡(효경)맑은 새벽 거울을 비치다.

雲鬢改(운빈개)머리가 검은색에서 백색으로 변한 것을 가리킨다.

蓬山(봉산)봉래산. 전설속의 바다 위의 신선의 산.

 

青鳥(청조)서왕모의 神禽. <漢武故事>에 기재되기를, 西王母漢武帝를 만날 때,

먼저 푸른 새를 전각 앞에 사신으로 보내 보고했다. 후인들이 항상 청조를 사절(使者)로 여겼다.

探看(탐간)묻고 물어 보다. 이 구와 윗 구는 사는 곳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았으니,

사신이여 나를 위해 소식을 전해주길 희망한다.

 

 

해설이 시는 두 마음이 죽음에 이르러도 변하지 않는다는 애정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혹 사람들의 관계에서 은밀한 부탁을 허락하는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구의 시작에 두 개의 자는 머리 맞대기 쉽지 않고, 이별은 더욱 어려운

이라는 것을 뚜렷이 나타냈다. 또한 감정이 얽힌 실 같고, 언어가 여러 자세이고 落筆이 비범하다.

 

함련에서는 봄누에와 붉은 초를 비교하여 십분 정밀하고 다채롭다. 이미 침통한 것이 얽히고 멀기만 한데,

그러나 정조를 굳게 함이 변하지 않는다.

이어 경련에서는 새벽에 거울을 보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마음 상하는 것은 스스로를 생각한 것이고,

좋은 밤을 고통스레 읊는데 달빛이 찬 것은 사람을 생각한 것이다.

 

마지막 미련에서는 소식을 전하는 사람이 자주 좋은 소식을 전해주길 희망하는데,

뜻이 진지하고 완곡하다.

春蠶到死絲方盡, 蠟炬成灰淚始乾.’ 두 구절은 천추의 가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