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 宫詞 / 薛逢
궁사
十二樓中盡曉妝 (십이루중진효장) 열두 누각 안에서 새벽 화장 마치고
望仙樓上望君王 (망선루상망군왕) 망선루에서 임금이 오시기 기다리네.
鎖銜金獸連環冷 (쇄함금수연환냉) 재갈 물린 짐승 모양 문고리는 차가운데
水滴銅龍晝漏長 (수적동룡주루장) 물받이 동룡에 물 떨어지는 한낮은 길기만 하다.
雲髻罷梳還對鏡 (운계파소환대경) 구름머리 화장 끝내고 다시 거울을 마주하며
羅衣欲換更添香 (라의욕환갱첨향) 비단옷 갈아입으려고 향수 다시 뿌린다.
遥窺正殿簾開處 (요규정전렴개처) 정전의 발이 열린 곳 멀리 엿보니
袍袴宫人掃御牀 (포고궁인소어상) 짧은 웃옷 덧바지 입은 궁녀들 임금의 용상 쓸고 있네.
十二樓(십이루):<史記. 封禪書>에 기재되어 있으며, 후에 “오성루", “십이루"는 선인들이 거처하는 곳을 가리킨다.
여기에서는 황제를 선인에 비교하여 썼다. 즉 황궁을 가리킨다.
望仙樓(망선루):唐宮 안에 있는 누각 이름. 武宗 會昌 5년(841) 건축하였으며, 이것은
실제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고, “십이루"와 뜻이 같은 것이다. 이 구와 윗 구절은 황궁안의 비빈들이 아침 일찍
모두 화장을 곱게 하고, 황제가 임해주기를 바란다는 말이다.
鎖銜(쇄함)金獸(금수):궁문위에 동으로 만들어 놓은 짐승머리 모양의 문 둘레.
銅龍(동룡):동으로 만든 용 형태의 물받이. 이것은 옛날에 시간을 알려주는 기구였으며,
물이 용의 입으로 부터 떨어지면, 그 각도를 보고 시간을 알았다.
晝(주):대낮.
髻(계) : 상투 계.
罷梳(그만둘 파, 빗 소):치장이 끝나다.
袍袴(포고)宫人:웃옷과 덧바지를 입은 궁인을 가리킨다. 짧은 웃옷과 수놓은 바지는 당시 궁녀의 복장이었다.
御牀(어상):황제가 잠을 자는 용상.
【해설】이 시는 宮怨詩로 내용은 宮妃들의 원한을 대신 쓴 것이다.
시는 궁비들이 군왕이 오시기를 기대하나, 그러나 아침부터 오후가 되어도, 만반의 화장을 하고 있어도,
황제는 보이지 않고, 생각할수록 하루 보내기가 일 년 같다는 것을 썼다.
나중에 궁인들이 용상을 청소하는 것을 알아차리는데 이는 임금이 정궁으로 납시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다.
기대와 희망은 이미 깨지고, 자기는 이런 청소하는 궁녀가 임금을 접근하는 데에도 멀리 못 미친다는 것을 확연히 깨닫고, 마음에 더욱 원한이 맺힌다.
시는 인물의 심리 상태를 극히 섬세하고 핍진하게 그렸다.
수련은 임금님이 오시기를 기다리는 뜻을 쓴 이후, 이하 三聯에 이러한 “望"의 심정과,
주위환경을 묘사하여 융화시키고, 인물의 동작하는 모습과 인물간의 外境의 반대면을
묘사함으로써 정면을 표현하였으며, 생동감 있게 궁비들의 공허한 고민을 반영하였다.
[작가] 薛逢(설봉):(생졸년 미상), 자 陶臣. 포주 하동(지금의 산서 영제)사람.
회창 원년 (841) 진사에 등제하여 비서성 교서랑을 제수 받았고,
후에 만년위, 시어사, 상서랑. 금사중을 지냈으며, 비서감으로 관직을 끝냈다.
설봉은 당시에 才名이 뛰어났으며 辛文房(신문방)은 그를 일러 “天資本高, 學力亦贍,
(타고난 자질이 본래 높았고, 학식 또한 넉넉했다)"<唐才子傳>.
그는 칠언율시를 잘했으며, 胡震亨(호진형)은 그를 평하기를 “長歌는 白氏(백거이)를 닮았고,
비록 長歌로 이름을 얻었으나, 七律과 같은 명예만은 못하였다." 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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