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중취율(火中取栗) - 불 속의 밤 꺼내기, 헛되이 힘쓰고 결과가 없음.
조개 속살을 쪼려다 부리가 물린 도요새는 둘 다 어부가 횡재한다. 漁父之利 (어부지리)다.
개와 토끼가 쫓고 쫓기다 나중에 지쳐 쓰러지면 둘 다 농부가 차지한다.
犬兎之爭(견토지쟁), 또는 田父之功(전부지공)이다.
이 말들은 무익한 싸움을 벌이다 공적을 남에게 뺏기는 어리석음을 경계하라는 의미를 지녔다.
이같이 서로 싸우거나 뜻하지 않았지만 엉뚱한 사람에게 좋은 일 하게 되는 우리 속담도 많이 남아있다.
‘죽 쑤어 개 바라지한다’나 ‘남의 떡에 설 쇤다’, ‘남의 팔매에 밤 줍는다’ 등이다.
이러한 말들은 서로 욕심을 부리거나, 또는 전혀 생각지 못하고 남에게 이익을 돌아가게 하였지만 더 억울한 것도 있다.
뜨거운 화롯불 속(火中)에서 밤을 꺼내는(取栗) 고양이와
그것을 날름 먹어치우는 원숭이는 일부러 속이는 교활함이 들어 있다.
이 성어는 이전부터 사용된 것이 아니고 17세기 프랑스의 우화작가 라퐁텐(Jean de la Fontaine, 1621~1695)의 작품을 번역한 데서 나왔다고 한다.
그를 지칭하는 讓德 拉封丹(양덕 납봉단)의 ‘원숭이와 고양이(猴子與貓/ 후자여묘)’ 이야기를 보자.
원숭이 한 마리가 먹을 것을 찾다가 어느 농가에서 구수한 밤 냄새가 나는 곳으로 찾아 들어갔다.
화롯불에서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찔러도 뜨거운 불 때문에 어쩔 수가 없어 꾀를 냈다.
원숭이는 옆에 있던 고양이에게 밤을 꺼낼 용기가 있느냐고 꼬드겼다.
용감하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고양이는 불 속의 밤을 꺼내다 털이 타버리자 놀라 던져버렸다.
원숭이가 얼른 밤을 집어 흐뭇하게 먹어 치웠다.
뜨거운 불도 겁나지 않는다고 만용을 부린 고양이는 털도 타고 밤도 원숭이에게 몽땅 바친 결과가 됐다.
어리석음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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