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2 4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고 느껴질 때

지우개 / 송순태   잘못 써내려온 문장이 있듯이잘못 살아온 세월도 있다바닷가에 앉아서 수평선을 보고 있으면땅에서 잘못 살아온 사람들이바다를 찾아오는 이유를 알겠다굳은 것이라고 다 불변의 것이 아니고출렁인다고 해서 다 부질없는 것이 아니었구나굳은 땅에서 패이고 갈라진 것들이슬픔으로 허물어진 상처들이 바다에 이르면철썩철썩 제 몸을 때리며 부서지는 파도에 실려매듭이란 매듭은 다 풀어지고멀리 수평선 끝에서 평안해지고 마는구나잘못 쓴 문장이 있듯이다시 출발하고 싶은 세월도 있다     ‘굳은 것이라고 다 불변의 것’은 아니며‘출렁인다고 해서 다 부질없는 것’도 아님을 깨닫고‘굳은 땅에서 패이고 갈라진 것들’과 ‘슬픔으로 허물어진 상처들’로 가득찬‘잘못 살아온 세월’을 지우고, ‘다시 출발하고 싶은 세월'을 시..

역사의 鑑戒(감계)

《역사의 鑑戒(감계)》우리는 국민학교 때 이렇게 배웠다. ‘조선은 500년 만에 망했다.’ 그리곤 조선이 망한 이유를 달달 외우게 만들었다. “사색당쟁, 대원군의 쇄국정책, 성리학의 공리공론, 반상제도 등 때문에 망했다.” 그러면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면‘아, 우리는 500년 만에 망한 민족이구나, 그것도 기분 나쁘게 일본에게 망했구나.’ 하는참담한 심정을 갖게 되어 있다.그런데 나로호의 실패를 중국, 미국, 소련 등 다른 나라에 비추어 보듯이 우리 역사도 다른 나라에 비추어 보아야 한다. 조선이 건국된 것이 1392년이고 한일합방이 1910년이다. 금년이 2020년이니까 한일합방 된 지 딱 110년이 되는 해이다.그러면 1392년부터 1910년까지 세계 역사를 놓고 볼 때 다른 나라 ..

말을 가장 잘 한다는 것

말을 가장 잘 한다는 것은 남의 말을 귀기울여 들어주는 것 이상 없다 논어 자로편에 "言必信, 行必果, 硜硜然小人哉! 抑亦可以爲次矣." "언필신, 행필과, 갱갱연소인재! 억역가이위차의." "말에는 반드시 믿음성이 있고 행동에는 반드시 과단성이 있는 것은 융통성이 없는 소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역시 그 다음은 될 수 있다" (효성스럽고 공손하다는 칭찬의 다음이다 라는 것) 상대의 말을 잘들어 주는 것도 긍정적 행동의 한 부분이죠. 말을 잘 하는 사람은 말을 유창하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 주는 사람입니다. 상대를 존중하고 상대에게 배울 게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남의 말을 잘 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말하기 보다 듣기가 더 어려운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