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4 3

떠나고는 싶은데

수고롭던 일도 대충 끝나고 이제 맘 편히 어디론가 떠나고는 싶은데 막상 컴퓨터 완료버튼을 누르려하니 이건 저게 걸리고 저건 이게 걸려 망설 망설 망설이다가 그만 놓치고 마네. 이러다가 또 시간만 흘러 게도 구럭도 다 놓치는 게 아닌가? 제일 가고 싶은 곳은 산티아고 순례길인데 이 더운 여름철에, 그리고 제일 북적인다는 이 계절에, 무엇보다 혼자서 가야 한다는 게 맘에 걸린다. 패키지는 9월이나 되어야 시작한다 하니 그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고... 주위에 같이 갈 놈 하나 없고, 가고 싶어 하는 작은아들은 저희 집안일로 집을 비울 수가 없고... 다음으로 생각한 것이 인도 여행이다. 그러나 인도는 앞으로 2~3년 후에나 가려는 여행지라 이번에는 열외다. 해서 말레시아와 인도네시아를 돌아보는 여행을 고려 중..

酌酒與裵迪 /王維

酌酒與裵迪 (작주여배적) - 王維(왕유) 작주여군군자관 酌酒與君君自寬 친구여 술이나 드시게 인정번복사파란 人情翻覆似波瀾 인정은 물결같이 뒤집히는 것 백수상지유안검 白首相知猶按劍 늙도록 사귄 벗도 칼을 겨누고 주문선달소탄관 朱門先達笑彈冠 성공한 이도 후배의 앞길을 막나니 초색전경세우습 草色全經細雨濕 비에 젖어 잡풀은 우거져도 화지욕동춘풍한 花枝欲動春風寒 봄바람 차가워 꽃은 피지 못하거늘 세사부운하족문 世事浮雲何足問 뜬구름 같은 세상 말을 해 무엇 하랴 부여고와차가찬 不如高臥且加餐 누워서 배불리 지내는 게 제일이지

뜬구름 같은 세상

세사부운 하족문(世事浮雲 何足問) – 세상일 뜬구름이니 어찌 물을 가치 있겠는가.뜬 구름은 막연하거나 허황된 것을 가리킨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영원한 것이 없다.변하지 않는 것은 바로 ‘세상 모든 것이 변한다’는 사실 뿐이란다. 그래서 모든 존재는 허망하다. 짧은 인생은 말할 것도 없다. 삶과 죽음에 대해 조선 중기 고승 西山大師(서산대사, 1520~1604)는딱 맞아 떨어지는 글을 남겼다.‘삶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라,구름은 본래 실체가 없으니,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러하다生也一片浮雲起 (생야일편부운기)死也一片浮雲滅 (사야일편부운멸)浮雲自體本無實 (부운자체본무실)生死去來亦如然 (생사거래역여연)부질없는 것을 뜬 구름에 비유한 것은 孔子(공자)가 먼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