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17 5

惜福謙恭

석복겸공(惜福謙恭) 복을 아끼고 겸손하며 공손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삶에서 福(복)을 원한다. 복의 글자는 조상의 신주를 나타낸 示(시)와 음식이나 술이 가득한 항아리 畐(복)이 합쳐져 있다. 조상에게 음식을 바쳐 복을 기원했다는 의미다. 壽福康寧(수복강녕)이란 말과 같이 오래 살고 넉넉한 삶과 건강한 것이 五福(오복) 중에서도 물론 먼저 꼽혔다. 그런데 만족을 모르는 심사는 ‘복 가운데 있으면서도 그것이 복인지 모른다 (身在福中不知福/ 신재복중부지복)’는 말과 같이 만족을 모르고 더 욕심낸다. 복은 나눌수록 커지는 법인데 복을 남이 가져갈까 두려워하면 결코 행복하지 못하다. 그렇다고 들어온 복을 흥청망청 낭비한다면 다시 찾아오지 않으니 선인들은 복을 아껴야 한다(惜福)고 했다. 여러 곳..

어우렁더우렁

어우렁더우렁 만해 한용운 와서는 가고 입고는 벗고 잡으면 놓아야 할 윤회의 소풍 길에 우린 어이타 인연 되었을꼬 봄날의 영화 꿈인 듯 접고 너도 가고 나도 가야 할 그 뻔한 길 왜 왔나 싶어도 그래도... 아니 왔다면 후회했겠지 노다지처럼 널린 사랑 때문에 웃고 가시처럼 주렁 한 미움 때문에 울어도 그래도 그 소풍 아니면 우리 어이 인연 맺어졌으랴 한 세상 살다 갈 소풍 길 원 없이 울고 웃다가 말똥 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단 말 빈 말 안 되게... 어우렁더우렁 그렇게 살다 가보자

110. 歸嵩山作 / 王維

110. 歸嵩山作 / 王維 숭산으로 돌아와서   清川帶長薄 (청천대장박) 맑은 내가 긴 초목을 에워싼 곳을車馬去閒閒 (거마거한한) 마차 타고 한가로이 지나간다.流水如有意 (유수여유의) 흐르는 물은 무슨 뜻이 있는 듯하고暮禽相與還 (모금상여환) 해 저무니 날 짐승들 짝지어 돌아온다.荒城臨古渡 (황성임고도) 낡은 성은 옛 나루터를 내려다보고落日滿秋山 (낙일만추산) 지는 해는 가을 산에 가득하다. 迢遞嵩髙下 (초체숭고하) 아주 멀리 숭산 아래로歸來且閉闗 (귀래차폐관) 돌아왔으니 이제 문을 닫아걸어야지.     嵩山(숭산):하남 개봉시에 있으며, 역사에는 中岳이라고 칭한다. 帶(대):두르다. 에워싸다. 薄(박):초목이 떼 지어 무수하게 자란 곳. 閒閒(한한):從容自在 여유 있고 자유로운 모습. 暮禽(모금):황..

109. 山居秋暝 / 王維

109. 山居秋暝 / 王維 산골 집의 가을 저녁   空山新雨後 (공산신우후) 텅 빈 산에 막 내린 비로天氣晚來秋 (천기만래추) 날씨는 저녁이 되자 가을이 온 듯.明月松間照 (명월송간조) 밝은 달은 소나무 사이에서 비추고清泉石上流 (청천석상류) 맑은 물은 바위 위를 흐른다.竹喧歸浣女 (죽훤귀완녀) 대나무 숲 소리 크게 나니 빨래하는 여인 돌아가고蓮動下漁舟 (연동하어주) 연잎이 흔들리니 고기잡이 배 내려간다.隨意春芳歇 (수의춘방헐) 자연의 섭리 따라 봄 꽃 향기 사라져도王孫自可留 (왕손자가유) 왕손은 스스로 산중에 머물만하다네.     暝(명):하늘이 검은 것. 浣女(완녀):빨래하는 여인. 隨意(수의): 뜻을 따르다. 여기서는 자연의 섭리를 따르는 것을 의미한다. 春芳(춘방):봄철의 화초. 향기. 歇(헐)..

대관령 주막집 여인의 유혹

6월 초부터 피는 밤꽃 향기는 특이한 냄새를 풍긴다. 옛날에는 남자들의 정액 냄새와 비슷한 이 냄새를 ‘양향(陽香)’이라 불렀다. ​이 냄새에 취하여 부녀자들의 자세가 흔들릴까봐 밤꽃이 필 무렵이면 부녀자들은 외출을 삼갔고 과부는 몸가짐을 더욱 조신하게 처신했다. “혼인으로 부부의 연을 맺었지만 나라에서 필요로 하는 큰 인물이 될 때까지 부부관계를 잠시 접고 한양에 올라가서 공부를 하세요. 저는 친정에서 그림 공부나 하며 서방님의 입신양명을 기다리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80년 전, 아내의 청을 받아들여 한양으로 공부하러 간 선비가 있었다. ​혈기왕성한 나이에 아내와 떨어져 공부에 전념하던 선비는 꽃같이 예쁜 아내가 보고 싶어 아내와의 10년 약속을 어기고 처가를 찾아가는 길에 강원도 평창 대화의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