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혼 / 이인호 늙어가는 길 처음 가는 길입니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길입니다. 무엇 하나 처음 아닌 길은 없지만, 늙어가는 이 길은 몸이 마음과 같지 않고 방향 감각도 매우 서툴기만 합니다. 가면서도 이 길이 맞는지? 어리둥절 할 때가 많습니다. 때론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 멍하니 창 밖만 바라보곤 합니다. 시리도록 외로울 때도 있고, 아리도록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 어릴 적 처음 길은 호기심과 희망이 있었고, 젊어서의 처음 길은 설렘으로 무서울 게 없었는데, 처음 늙어가는 이 길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언제부터 인가 지팡이가 절실하고, 애틋한 친구가 그리울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래도 가다 보면 혹시나! 가슴 뛰는 일이 없을까 하여 노욕인 줄 알면서도, 두리번 두리번 찾아 봅니다. 앞 길이 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