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 次北固山下 / 王灣
북고산 아래 머물며.
客路青山外 (객로청산외) 나그네 멀리 가는 길 청산 밖인데
行舟緑水前 (행주녹수전) 떠나는 배 푸른 물 앞에 있네.
潮平兩岸濶 (조평양안활) 조수 밀려와 평평하고 양안은 드넓은데
風正一帆懸 (풍정일범현) 순풍에 외로운 배 돛을 높이 걸었다.
海日生殘夜 (해일생잔야) 바다에 해 떠올라도 주변은 아직 어둡고
江春入舊年 (강춘입구년) 강에는 봄이 왔어도 묵은해는 아직 끝나지 않았네.
鄉書何處達 (향서하처달) 집안 소식 어느 곳에 닿을까
歸雁洛陽邉 (귀안낙양변) 기러기 낙양으로 돌아가는데.
次(차):停宿(정숙). 여행 도중에 잠시 머물다.
北固山(북고산):지금의 강소 진강 남안. 金山, 焦山과 함께 京口三山이라 칭한다.
客路(객로):멀리 가는 길. 潮平(조평):조수가 밀물이 되어 넓게 양안이 평평하게 되는 것.
濶(활):一作. “失" 風正(풍정):순풍. 一帆(일범):외로운 배.
鄉書(향서):집안 소식.
歸雁(귀안):옛날에는 기러기가 편지를 전할 수 있다고 전해진다. 기러기는 겨울이 되면 따뜻한 곳을 찾아
남쪽으로 날아가고 봄이 되면 너무 덥지 않은 북쪽으로 날아간다.
漢 蘇武(소무)는 사신으로 흉노에 갔다가 억류되었다. 나중에 한나라와 흉노가 화친을 맺었으나
흉노의 왕은 소무가 죽었다고 속였다. 이때 한나라 사신이 재치를 부렸다.
자기 천자가 사냥을 하다가 기러기를 한 마리를 잡았는데 그 기러기의 발에 소무가 살아있다는 편지가 묶여 있었다고
둘러댔다. 그 신하의 재치로 인해 소무가 무사히 한나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로부터 기러기는 편지를 전해주는 매개자 또는 편지나 소식 자체를 가리키게 되었다.
【해설】
이 시는 겨울이 끝나가고 초봄에 강가를 여행하며, 경치를 보며, 그리운 마음에 향수가 일어난 것을 읊었다.
‘海日生殘夜, 江春入舊年'. ‘밤이 다 새기 전에 바다 밑의 해가 뜨고, 한 해가 다 가기 전에 강가의 봄이 찾아온다.'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천추에 남을 구절이다.
이 구는 전체 시의 警句(경구)라고 칭송되는바, 당시 재상이자 시인이던 張說(장열)은 너무나 감탄하여 친히
이것을 政事堂(정사당)에 옮겨 적고 조정의 문사와 시인들의 전범으로 삼고자 했다는 일화가 있고,
唐 殷璠(은번) 또한 『河嶽英靈集(하악영령집)』에서 『詩經』 시인 이래로 이러한 구절은 드물었다 라고 격찬했다.
[작자] 王灣(왕만:생졸년 불상) 낙양사람. 太極 원년(712) 진사에 급제하여 개원 초 영양주부를 지냈고.
후에 낙양위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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