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發憤忘食

甘冥堂 2024. 7. 7. 22:44


발분망식(發憤忘食) – 끼니도 잊고 어떤 일에 열중하다.

한 가지 일을 연구하는데 집중하여 끼니를 챙겨 먹는 것조차 잊는다.
훌륭한 업적을 이룬 위인들마다 집념의 노력이 뒤따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옛날 중국의 愚公(우공)이란 90세 되는 노인이
마을을 가로막은 太形山(태형산)과 王屋山(왕옥산)을 몇 대에 걸쳐 옮겼다는
愚公移山(우공이산)의 이야기는 중단하지 않는 노력의 결과다.

또 원수를 잊지 않기 위해 장작을 쌓은 섶 위에서 자고, 쓰디쓴 곰의 쓸개를 핥으며 복수의 칼날을 벼른
臥薪嘗膽(와신상담)의 고사는 집념의 화신이었다.
이렇게 보면 끼니를 거르는 정도는 약과이겠다.

마음과 힘을 다해 어떤 일에 열중하느라(發憤) 식사도 잊는다(忘食)는 이 성어는
孔子(공자)를 가리켜 한 말이다.

중국 春秋時代(춘추시대) 楚(초)나라의 沈諸梁(심제량)이란 사람은
葉(섭) 지방을 영유하고 있어서 葉公(섭공)이라 불렸다.
용을 좋아하여 집안의 벽과 기둥뿐만 아니라 가구 등에도 그려 두었지만
실제 용이 나타나자 혼비백산했다는 葉公好龍(섭공호룡)의 주인공 그 사람이다.

이 섭공이 하루는 공자의 제자 子路(자로)에게 스승이 어떤 사람인가 하고 물었다.
자로는 공자의 인품이 보통 사람과는 달리 탁월했기에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아 머뭇거렸다.
후일 이 사실을 들은 공자가 자로에게 말했다.
‘너는 어찌 그 사람됨이, 무엇을 알려고 애쓸 때에는 먹는 것도 잊고,
알고 나면 즐거워서 근심을 잊어버리며, 늙어가는 것도 모른다고 말하지 않았느냐

女奚不曰 其爲人也 (여해불왈 기위인야)
發憤忘食 樂以忘憂 不知老之將至 (발분망식 락이망우 부지노지장지).’

이 이야기는 ‘論語(논어)’의 述而(술이)편에 나온다.

‘史記(사기)’의 공자세가에도 같은 말로 공자를 평가한다.
學道不倦  (학도불권)  도를 배우되 싫증내지 않고,
誨人不厭  (회인불염)  사람을 깨우쳐주는 일을 싫어하지 않으며,
 發憤忘食 (발분망식)  어떤 일에 열중할 때는 끼니도 잊는다


목표했던 일을 이루지 못했을 때 주위 여건을 탓하는 사람이 있다.
그에 앞서 자신의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먼저 돌아볼 일이다.
노력한다고 끼니까지 잊을 정도로 몰두하면 건강을 해칠 것이므로
이 성어는 그에 맞먹을 정도로 분발하라는 뜻이겠다.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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