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각(正覺)의 시권(詩卷) 앞머리에 쓰다[題正覺詩卷]〉 醉石罷垂釣 (취석파수조) 낚시질 그만두고 취하여 바위에 누워 煙波歌濯纓 (연파가탁영) 물안개 자욱한 강가에서 탁영(濯纓)의 옛 노래 부르노라 平生水雲癖 (평생수운벽) 평생 자연을 그리도 좋아하더니 暮年江海情 (모년강해정) 늘그막에도 강가에 살고 있네 野老與爭席 (야로여쟁석) 촌로와 자리나 다투며 지내는 몸이니 荷衣休道名 (하의휴도명) 은자라 부를 것 없소이다 沙頭笑相指 (사두소상지) 모래톱에서 웃으며 함께 가리키네 三角鏡中明 (삼각경중명) 거울 같은 한강수에 또렷한 저 삼각산을 白髮老居士 (백발노거사) 백발의 이 늙은 거사는 遊戲於斯文 (유희어사문) 사문(斯文)에 노닐고 있는 몸이지만 覺也何爲者 (각야하위자) 정각(正覺)은 무엇 하는 사람이길래 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