宴坐 / 申光洙 편히 앉아 崇文谷口長莓苔 (숭문곡구장매태) 숭문동 골짝 어귀에는 이끼가 자라고 長夏柴門一兩開 (장하시문일양개) 긴긴 여름날 사립문은 한두 집만 열렸어라 靑草池塘山鳥下 (청초지당산조하) 푸른 풀 돋아나는 연못엔 산새가 내려앉고 白雲籬落野僧來 (백운이락야승래) 흰 구름 낀 울타리엔 시골 중이 찾아오누나 尋常宴坐還終日 (심상연좌환종일) 항상 편히 앉아서 또 종일을 보내다가 忽漫幽情自引杯 (홀만유정자인배) 문득 한가한 정취 일면 술잔을 든다오 漸喜年來人事少 (점희연래인사소) 근래 인사가 적어서 점점 기쁘기만 하니 浮名世上更誰猜 (부명세상갱수시) 헛된 명성을 세상에서 또 누가 시기하랴 - 신광수(申光洙, 1712~1775) 『석북집(石北集)』 권4 「편히 앉아[宴坐]」 뙤약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