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4 10

211. 利州南渡 / 温庭筠

211. 利州南渡 / 温庭筠 이주에서 남쪽으로 강을 건너며   澹然空水帶斜暉 (담연공수대사휘) 출렁이는 넓은 물은 저녁 햇빛을 받고曲島蒼茫接翠微 (곡도창망접취미) 만곡진 섬은 망망하게 비취색 언덕에 닿아있다.坡上馬嘶看棹去 (파상마시간도거) 언덕 위에는 말이 울며 배 떠나는 것 바라보는데 栁邉人歇待船歸 (류변인헐대선귀) 버들 강변엔 사람들 쉬면서 배 돌아오기 기다린다.數叢沙草羣鷗散 (수총사초군구산) 몇 무더기 모래톱 풀에서 갈매기 떼 흩어지고 萬頃江田一鷺飛 (만경강전일로비) 드넓은 강가 논에 해오라기 한 마리 날고 있다.誰解乗舟尋范蠡 (수해승주심범려) 누가 알리오, 배 타고 범려를 찾아가서 五湖煙水獨忘機 (오호연수독망기) 오호의 물안개 속에서 홀로 세속 욕심 잊으려 함을.     利州(이주):지금의 사천..

210. 無題二首(其二) / 李商隱

210. 無題二首(其二) / 李商隱 무제 2   其二重幃深下莫愁堂 (중위심하막수당) 겹 휘장 깊게 내린 막수의 집卧後清宵細細長 (와후청소세세장) 잠에서 깨니 맑고 고요한 밤 가늘고도 길구나. 神女生涯原是夢 (신녀생애원시몽) 무산신녀 생애는 원래 꿈이었고 小姑居處本無郎 (소고거처본무랑) 아가씨 거처하는 곳엔 본래 낭군이 없었다네.風波不信菱枝弱 (풍파불신능지약) 바람과 파도도 마름가지 약하다 업신여기는데 月露誰教桂葉香 (월로수교계엽향) 달빛이슬 누가 계수나무잎에 향기를 풍기게 하는가.直道相思了無益 (직도상사료무익) 설령 그리워해도 전혀 도움이 안 되겠지만未妨惆悵是清狂 (미방추창시청광) 슬퍼하는 게 미친 짓이라 해도 상관없다네.     重幃(중위):휘장이 깊고 그윽하다. 莫愁(막수):고대 악부중의 전설적 ..

209. 無題二首(其一) / 李商隱

209. 無題二首(其一) / 李商隱 무제 1   其一鳯尾香羅薄幾重 (봉미향라박기중) 봉황꼬리 무늬 비단은 얇기가 몇 겹인가,碧文圓頂夜深縫 (벽문원정야심봉) 푸른 무늬 동그란 휘장을 밤 깊도록 꿰매고 있다.扇裁月魄羞難掩 (선재월백수난엄) 달처럼 마름한 부채도 수줍음은 가리기 어려운데,車走雷聲語未通 (거주뢰성어미통) 마차 소리 뇌성 같아 말도 하지 못하네.曾是寂寥金燼暗 (증시적요금신암) 일찍이 금 촛대는 꺼져 적막한데, 斷無消息石榴紅 (단무소식석류홍) 소식 끊겨 무소식이어도 석류꽃은 붉게 피었네.斑騅只繋垂楊岸 (반추지계수양안) 얼룩말만 버들 늘어진 강가에 매여 있는데,何處西南待好風 (하처서남대호풍) 어디에서 서남풍 좋은 바람 불어오길 기다리나.     무제 2수는 모두 깊은 규방의 여인들의 적막한 정을 묘..

208. 春雨 / 李商隱

208. 春雨 / 李商隱 봄비   悵卧新春白袷衣 (창와신춘백겁의) 새봄에 흰 겹옷 입고 멍하니 누워 있으려니白門寥落意多違 (백문요락의다위) 백문은 적막하고 뜻은 여러 번 어긋났네.紅樓隔雨相望冷 (홍루격우상명냉) 빗줄기 너머로 홍루를 바라보니 쓸쓸해珠箔飄燈獨自歸 (주박표등독자귀) 주렴 같은 빗발 속에 등불 흔들며 홀로 돌아온다.遠路應悲春晼晩 (원로응비춘원만) 먼 길 가며 봄이 저문다고 응당 슬퍼할 텐데 殘宵猶得夢依稀 (잔소유득몽의희) 날이 샐 무렵엔 그래도 어렴풋한 꿈만 꾸었다.玉璫緘札何由逹 (옥당함찰하유달) 옥 귀고리 동봉한 편지 어떻게 전달하나萬里雲羅一鴈飛 (만리운라일안비) 만 리 비단무늬 구름에 기러기 한 마리 날아가네.     이 시는 봄 밤 가랑비 속에서 사랑하는 임을 그리며 지은 것이다. ..

207. 無題 /李商隱

207. 無題 /李商隱 무제   相見時難别亦難 (상견시난별역난) 만나기도 어려운데 이별 또한 어려워東風無力百花殘 (동풍무력백화잔) 동풍이 무력하니 백화가 시든다.春蠶到死絲方盡 (춘잠도사사방진) 봄누에는 죽어서야 실 토하기 그치고蠟炬成灰淚始乾 (납거성회루시건) 촛불은 재가 돼야 눈물이 마른다.曉鏡但愁雲鬢改 (요경단수운빈개) 새벽 거울 앞에서 검은머리 변한 걸 근심하고夜吟應覺月光寒 (야음응각월광한) 밤에 시를 읊조리며 달빛이 차가움을 느낀다.蓬山此去無多路 (봉산차거무다로) 봉래산은 여기서 가기에 그리 멀지 않으니青鳥殷勤為探看 (청조은근위탐간). 파랑새야 날 위해 은근히 찾아가 보려무나.     이 시는 역대로 읽는 방법이 하나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친구를 생각하는 것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마음으로 ..

206. 籌筆驛 / 李商隱

206. 籌筆驛 / 李商隱 주필역   魚鳥猶疑畏簡書 (어조유의외간서) 물고기와 새도 여전히 군령을 두려워했고風雲長為護儲胥 (풍운장위호저서) 바람과 구름도 오래도록 군영을 호위했다.徒令上將揮神筆 (도령상장휘신필) 상장군이 신필을 휘둘렀으나 헛된 군령이 되었고 終見降王走傳車 (종견항왕주전거) 마침내 항복한 왕이 마차로 떠나는 걸 보았네.管樂有才真不忝 (관악유재진불첨, 관중과 악의의 재주에 비해 정말 뒤질게 없었건만 闗張無命欲何如 (관장무명욕하여) 관우 장비가 제 명을 다하지 못했으니 무엇을 하랴. 他年錦里經祠廟 (타년금리경사묘) 지난날 금리에서 사당을 지날 때梁父吟成恨有餘 (양부음성한유여) 양부음>도 한이 되기에 남음이 있었네.     籌筆驛(주필역):지금의 조천역. 사천 광원현 북쪽에 있다. 전하는 ..

205. 無題二首 (其二) / 李商隱

205. 無題二首 (其二) / 李商隱 무제 2   其二颯颯東風細雨來 (삽삽동풍세우래) 쏴아쏴아 동풍에 이슬비 내리고 芙蓉塘外有輕雷 (부용당외유경뢰) 부용당 연못밖엔 희미하게 우레 소리 들린다.金蟾齧鎻燒香入 (금섬설쇄소향입) 금 두꺼비가 열쇄를 물어도 사른 향기 들어오고 玉虎牽絲汲井廻 (옥호견사급정회) 옥호랑이 두레박줄을 당겨 우물물을 긷는다.賈氏窺簾韓掾少 (가씨규렴한연소) 가씨는 주렴 너머로 한연의 젊음 엿보고宓妃留枕魏王才 (복비유침위왕재) 복비는 위왕의 재주를 베게에 머물게 했다.春心莫共花争發 (춘심막공화쟁발) 춘심을 꽃과 함께 다투어 피게 하지 마라 一寸相思一寸灰 (일촌상사일촌회) 일촌의 그리움이 한 마디 재가 된다네.     이 시는 규중 여인의 정과 相思無望의 고통을 쓴 시다.   颯颯:(바..

204. 無題二首 (其一) / 李商隱

204. 無題二首 (其一) / 李商隱 무제 1   其一來是空言去絶蹤 (래시공언거절종) 온다는 것은 헛말이고 떠나서는 종적이 끊겼는데 月斜樓上五更鐘 (월사루상오경종) 달 기운 누각 위에 오경 종 울린다.夢為逺别啼難喚 (몽위원별제난환) 꿈에 멀리 이별하며 울기만 할 뿐 부르지 못하고 書被催成墨未濃 (서피최성묵미농) 편지가 급히 쓰여 먹물이 짙지 않다.蠟照半籠金翡翠 (납조반농금비취) 촛불은 금 비취 꽃 이불을 반쯤 비추는데 麝熏微度繡芙蓉 (사훈미도수부용) 사향연기 은은히 부용꽃 수놓은 휘장으로 스며든다.劉郎已恨蓬山逺 (유랑이한봉산원) 유랑은 봉래산이 멀다고 이미 한탄 했는데更隔蓬山一萬重 (갱격봉산일만중) 임은 봉래산 보다 일만 봉이나 더 떨어져 있구나.     이 제목으로는 원래 4수가 있으나 여기서는 앞..

203. 隋宫 / 李商隱

203. 隋宫 / 李商隱 수나라 궁궐   紫泉宫殿鎖烟霞 (자천궁전쇄연하) 자천 궁전은 안개와 노을에 덮여 있는데 欲取蕪城作帝家 (욕취무성작제가) 무성을 취하여 황제의 궁을 지으려 했다.玉璽不緣歸日角 (옥새불연귀일각) 옥새가 이연에게 돌아가는 인연이 없었다면錦帆應是到天涯 (금범응시도천애) 비단 돛은 응당 하늘 끝까지 갔으리라.于今腐草無螢火 (우금부초무형화) 지금의 썩은 풀엔 반딧불 없고終古垂楊有暮鴉 (종고수양유모아) 장구한 수양버들엔 언제나 저녁 까마귀 있네.地下若逢陳後主 (지하약봉진후주) 지하에서 진 후주를 만나게 된다면 豈宜重問後庭花 (기의중문후정화). 어찌 다시 후정화>로 문책할 수 있겠는가.     이 시는 당 선종 大中11년(857)에 지은 것이다. 작자는 隋煬帝(수양제)의 고사를 읊은 것으로..

202. 無題 / 李商隱

202. 無題 / 李商隱 무제   昨夜星辰昨夜風 (작야성진작야풍) 어젯밤 별과 어젯밤 바람 畫樓西畔桂堂東 (화루서반계당동) 채색 누각 서쪽 둔덕 계수나무 집 동쪽.身無彩鳯雙飛翼 (신무채봉쌍비익) 몸에는 봉황 무늬 짝지어 날 날개는 없으나心有靈犀一点通 (심유영서일점통) 마음에는 한 줄로 이어진 영물스런 무소뿔 있었네.隔座送鈎春酒暖 (격좌송구춘주난) 떨어져 앉아 고리 놀이 봄날의 술은 따뜻하고分曹射覆蠟燈紅 (분조석부랍등홍) 양편 갈라 석부놀이에 촛불은 붉다.嗟余聽鼓應官去 (차여청고응관거) 아, 나는 북소리 듣고 관청으로 가야 하는 관리 走馬蘭臺類轉蓬 (주마난대유전봉) 떨어져 구르는 쑥대처럼 난대로 말 달리네.    畫樓(화루). 桂堂(계당):부유하고 화려한 가옥. 이 두 구는 연회의 시간과 지점을 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