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04 4

서각

甘冥堂(감명당)귀한 박달나무에 새겼다.둥근달이 감명당을 환하게 비춘다.작업하는 별실에 걸어놓을 작품이다.甘冥乎無何有之鄕(감명호무하유지향)이 구절은 장자(莊子) 사상, 특히 「소요유(逍遙遊)」의 세계관을 떠올리게 하는 표현이다.甘(달 감) : 달게 여기다, 기꺼이 받아들이다冥(어두울 명) : 깊고 그윽함, 분별 이전의 상태無何有之鄕 : 아무것도 규정되지 않은 땅, 존재와 비존재의 구분조차 없는 세계.우리말로“아무것도 규정되지 않은 그 세계 속으로 기꺼이, 깊이 잠겨 드는구나.”시적으로는,“존재도 이름도 없는 땅, 그곳에 잠기는 것을 나는 달게 여긴다.”철학적 의미無何有之鄕은이익·분별·가치판단·사회적 규정이 모두 사라진 절대적 자유의 자리이다.甘冥은그 텅 빈 상태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기꺼이 받아들이는 ..

나혼산에 어울리는 싯구

架上有書隨我讀;壺中無酒任它空(가상유서수아독 호중무주임타공) 책장은 책이 있어 내가 읽을 수 있고, 술병엔 술이 없어도 비어 있으면 그만이다. 책장에는 읽지도 않은 책들이 수두룩한데, 저 책을 다 읽을 수도 없거니와,설사 읽는다해도 평생의 시간을 들여야 할듯. 그옆 탁자 밑에는 친구가 가져다 준 술병과 술잔이,언제 자기를 불러줄까 기다리고 있는데밖에 나가서는 주는대로 받아 마셔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네만,집안에서는 왠지 그게 안되네 그려. 晝泥琴聲夜泥書;醉聞花氣睡聞鶯(주니금성야니서 취문화기수문앵) 낮에는 거문고 소리에 젖고 밤에는 책에 젖으며, 취해선 꽃 향기를 듣고 잠들어선 꾀꼬리 소리를 듣는다. 지금 세상에 집안에서 거문고 소리를 듣는다는 건 국악을 하는 분이 아니면 들을 수도 없거나와밤에는 눈 침침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