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08 3

靜夜思와 개기월식

靜夜思 / 이백 床前明月光 머리맡에 밝은 달빛 疑是地上霜 땅에 내린 서리인가 擧頭望明月 고개들어 달을 보곤 低頭思故鄕 고개숙여 고향 생각 오래 전 이 시 해설을 듣고 그만 뭉클했던 기억이 난다. 한시라는 것을 처음 접했을 때다. 지금 다시 감상해도 여운은 마찬가지다. 이 시를 읽으며 보름달을 올려다 본다. 때마침 개기월식이다. 나의 카메라에 찍힌 달 모양인데 실감이 나지 않는다. 친구가 보내준 개기월식의 모습이다. 지구의 그림자가 달을가려 초승달 모양이다. 오늘 저녁 6시경부터 달의 일부분이 가려지는 부분 월식이 시작되었다. 저녁 7시부터 9시까지는 지구 그림자에 달이 완전히 들어가는 개기 월식이 일어나 달이 붉은색으로 보이게 된다는데 육안으로는 구분이 잘 안된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개기월식은 작년 5..

無一字無來處

無一字無來處 한 글자 한 글자 출처가 없는 것이 없다. 어떻게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혹시 이 글이 남의 글을 흉내 내거나 함부로 도용한 글이 된 것은 아닐까? 비록 남의 글이라도, 쇠를 녹여 금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 완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시켜 자기 글에 인용하면 된다고 하였다. 북송北宋 때 시인 황정견黃庭堅이 말했다. 自作語最難, 老杜作詩, 退之作文, 無一字無來處 (자작어최난, 노두작시, 퇴지작문, 무일자무래처) 문장을 쓰면서 자기 말을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렵다. 두보가 시를 지을 때나 한유가 글을 쓸 때 한 글자 한 글자 출처가 없는 것이 없었는데도 蓋後人讀書少, 故謂韓杜自作此語耳. (개후인독서소,고위한두자작차어이.) 후대 사람들의 공부가 많지 않아 한유와 두보가 이 같은 구절들을 자기가 쓴 ..

子規詞

김시습이 전하는 상왕의 「자규사」이다. 달 밝은 밤 귀촉도 울면 月白夜蜀魂啾 시름 못 잊어 다락에 기대었네 含愁情倚樓頭 네 울음 슬퍼 내 듣기 괴롭구나 爾啼悲我聞苦 네 소리 없으면 내 시름없을 것을 無爾聲無我愁 이 세상 괴로운 사람에게 말을 전하노니 寄語世上苦勞人 춘삼월에는 자규루에 부디 오르지 마소 愼莫登春三月子規樓 세조가 즉위하자 고향인 영천으로 낙향하였다가 영월을 찾았던 조상치가 듣고 따라 불렀다. 다음은 후반부이다. 그 얼굴 외롭고 모습도 초췌하여라 形單影孤貌憔悴 우러르고 높이기는커녕 뉘라서 돌아보리 不肯尊崇誰爾顧 슬프다 인간 원한 그 어찌 너뿐이리오 嗚呼人間寃恨豈獨爾 충신의사 강개 불평은 義士忠臣增慷慨激不平 손꼽아 세지 못할 것을 屈指難盡數 다음은 김시습이 따라 부른 노래인데, 역시 후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