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25 3

先景後事

선경후사(先景後事) - 경치를 내세운 뒤 일은 뒤로, 한시의 전개 방식 공적인 일을 먼저, 사사로운 일은 뒤로 미룬다는 先公後私(선공후사)와 독음으로 헷갈리지만 뜻은 물론 완전 다르다. 경치를 먼저(先景), 일이나 감정은 뒤로(後事) 한다는 이 말은 漢詩(한시)를 창작할 때 시상을 전개하는 방식이라 한다. 먼저 앞부분에는 자연 또는 사물을 묘사하고 나서 그것을 보고 느낀 시인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뒷부분에 서술하는 방식이다. 고대 중국의 詩經은 前漢(전한)의 毛亨(모형)이 주석한 것이 전해져 ‘毛詩(모시)’라고도 하는데 서문에 시론이 나온다. 그 시론에 시의 개념을 정리하는 것이 있다. ‘시란 뜻이 가는 것이다. 마음속에 있으면 뜻이라 하고 말로 표현하면 시가 된다. 詩者 志之所之也 (시자 지지소지야)..

아내와 나 사이

아내와 나 사이 / 詩人.李生珍 (1929~ ) 아내는 76이고 나는 80입니다 지금은 아침저녁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가지만 속으로 다투기도 많이 다툰 사이입니다 요즘은 망각을 경쟁하듯 합니다 나는 창문을 열러 갔다가 창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고 아내는 냉장고 문을 열고서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누구 기억이 일찍 돌아오나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억은 서서히 우리 둘을 떠나고 마지막에는 내가 그의 남편인 줄 모르고 그가 내 아내인 줄 모르는 날도 올 것입니다 서로 모르는 사이가 서로 알아가며 살다가 다시 모르는 사이로 돌아가는 세월 그것을 무어라고 하겠습니까 인생? 철학? 종교? 우린 너무 먼 데서 살았습니다. ------------------- 지난 2019년 봄 평사리 최참판 댁 행랑채 마당에서..

道聽而塗說 德之棄也

................................................................................................................... 11월25일 330. 子曰 道聽而塗說 德之棄也 (자왈 도청이도설 덕지기야) 길에서 들은 것을 옳고 그름의 판단 없이 그대로 이야기하는 것은 지켜야 할 덕을 버리는 것과 같다.(陽貨 14) 雖聞善言不爲己有면 是는 自棄其德也라 ○王氏 曰君子 多識前言往行하야 以畜其德이니 道聽塗說則棄之矣니라 비록 선한 말을 듣고도 자기 소유로 삼지 않는다면 이것은 스스로 그 덕을 버림이라. ○왕씨 가로대 군자가 앞서간 (성인의) 말과 가신 행동을 많이 알아서 그 덕을 쌓으니 (多識前言往行하야 以畜其德은 『주역』山天大畜괘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