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 37

大地는 꽃(花)을 통해 웃는다

大地는 꽃(花)을 통해 웃는다. 꽃은 식물의 생식기(生殖器)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번식하기 위해서는 다른 성을 유혹해야 한다. 어찌보면 進化는 양성 간 유혹의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식물은 스스로는 이동하지 못한다. 나비나 벌과 같은 매개체를 유혹해야 한다. 꽃이 아름다워진 까닭이다. 꽃이 향기로워진 까닭이기도 하다. 꽃의 향기는 페로몬이라는 호르몬의 작용. 동물도 마찬가지다. 사람을 포함해 다른 성을 유혹하는 생식적 냄새가 모두 이 호르몬에서 작용한다. "대지는 꽃을 통해 웃는다." 아메리카 인디언의 잠언이다. "꽃에게 이름을 불러주기까지는 꽃이 아니다." 꽃의 이름을 부를 때 꽃이 더욱 아름다워진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이맘때면 도로변, 천변, 공원, 아파트, 산길... 어디를 가든 꽃..

어느 60대 노부부이야기

어느 60대 노부부이야기 곱고 희던 그 손으로 넥타이를 매어주던 때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때를 기억하오 막내아들 대학시험 뜬눈으로 지내던 밤들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때를 기억하오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큰딸아이 결혼식 날 흘리던 눈물방울이 이제는 모두 말라 여보 그 눈물을 기억하오 세월이 흘러감에 흰머리가 늘어가네 모두 다 떠난다고 여보 내손을 꼭 잡았소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다시 못 올 그 먼 길을 어찌 혼자 가시려하오 여기 날 홀로 두고 여보 왜 한마디 말이 없소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안녕히 잘 가시게

음악 2022.06.04

기억 저 멀리

한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싶네.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나? 한번 볼 땐 그려려니 했는데 다시 보려니 눈을 감고 싶다. 이를 어쩌나? 사랑하는 그녀였다면 그렇겠는가? 천 번이고 만 번이고 보고 싶겠지... 한번 보고 돌아서면 그만이다. 어디서 봤더라? 기억의 저 편으로 사라져버렸다. 교재 공부에 대한 아쉬움이다. 기억. 누군가는 망각이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는데 고달프고 슬픈 기억이면 당연히 그래야겠지만. 마땅히 머리속에 넣어두어야 할 것을 잊어버리면, 그건 곤란하지. 우리 인간은 뇌의 기억 능력 못지않게 망각 기능 또한 신비롭다. 성인이 되면 기억세포들이 1시간에 약 3,600개가 사라지면서 망각을 견인한다네. 마음의 아픈 상처나 필요하지 않은 것은 세월이 가면 자연스레 잊혀진다. 기억뿐 아니라 이..

四字小學

國民基本人性敎育 寶監 四字小學 ●四字小學 - 부모편 父生我身(부생아신) 하시고 母鞠吾身(모국오신) 이로다 아버지는 내 몸을 낳게 하시고 어머니는 내 몸을 기르셨도다 腹以懷我(복이회아) 하시고 乳以哺我(유이포아) 로다 배로써 나를 품으시고 젖으로써 나를 먹이셨도다 以衣溫我(이의온아) 하시고 以食活我(이식활아) 로다 옷으로써 나를 따뜻이 하시고 음식으로써 나를 키우셨도다. 恩高如天(은고여천) 하고 德厚似地(덕후사지) 로다 은혜가 높기는 하늘과 같고 덕이 두텁기는 땅과 같도다 爲人子者(위인자자) 로 曷不爲孝(갈불위효) 리요 사람의 자식된 자로서 어찌 효도를 다하지 않으리. 欲報深恩(욕보심은) 인대 昊天罔極(호천망극) 이로다 깊은 은혜를 갚고자 한다면 하늘처럼 다함이 없도다. 非有先祖(비유선조) 면 我身曷生(아..

老人考

노인고(老人考) 우리가 늙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 나 자신을 한 번 뒤돌아 보게 합니다. 이를 ‘노인고(老人考)’라 이름 붙이고 우리의 나머지 인생이 그리 초라하지 않게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면 좋을 것 같아 옮겨 봅니다. 노인이 되어봐야 노인 세계를 확연히 볼 수 있습니다. 노인들의 삶도 가지가지입니다. 노선(老仙)이 있는가 하면, 노학(老鶴)이 있고, 노동(老童)이 있는가 하면, 노옹(老翁)이 있고, 노광(老狂)이 있는가 하면, 노고(老孤)가 있고, 노궁(老窮)이 있는가 하면, 노추(老醜)도 있습니다. 첫째, 노선(老仙)입니다. 늙어 가면서 신선처럼 사는 사람이지요. 이들은 사랑도 미움도 놓아 버렸습니다. 성냄도 탐욕도 벗어 버렸습니다. 선도 악도 다 털어 버렸습니다. 삶에 아무런 걸..

톨스토이 '부활'을 꿈꾸다

☆ 톨스토이 67세에 자전거 배우며 '부활' 꿈꾸다. 러시아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1828~1910)는 67세 때 일곱 살짜리 아들을 잃었다. 환갑이 다 돼 얻은 금쪽같은 막둥이다. 실의에 빠진 그는 식음을 전폐했고, 한 달 뒤에야 몸을 추스르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자전거 타는 법을 배웠다. 매일 아침 자전거를 타면서 그는 슬픔을 딛고 홀로 서는 법을 익혔다. 그는 자녀들에게도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쳤다. 그에게 자전거는 뒤뚱거리는 세상에서 넘어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균형과 조화의 상징물이었다. 그는 나이가 더 든 뒤에도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심신을 단련했다. 그 덕분에 말년의 역작 《부활》을 꼼꼼히 구상하고 완성할 수 있었다. 19세기 러시아의 불합리한 사회구조와 종교적 모순을 아주 사실적으로 ..

가장 외로운 날엔

가장 외로운 날엔 / 용 혜원 모두 다 떠돌이 세상살이 살면서 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엔 누구를 만나야 할까 살아갈수록 서툴기만한 세상살이 맨몸, 맨손, 맨발로 버틴 삶이 서러워 괜스레 눈물이 나고 고달파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만 싶었다 모두다 제멋에 취해 우정이니 사랑이니 멋진 포장을 해도 때로는 서로의 필요 때문에 만나고 헤어지는 우리들 텅 빈 가슴에 생채기가 찢어지도록 아프다 만나면 하고픈 이야기가 많은데 생각하면 더 눈물만 나는 세상 가슴을 열고 욕심 없이 사심 없이 같이 웃고 같이 울어줄 누가 있을까 인파 속을 헤치며 슬픔에 젖은 몸으로 홀로 낄낄대며 웃어도 보고 꺼이꺼이 울며 생각도 해보았지만 살면서 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엔 아무도 만날 사람이 없다 흘러만 가는 강물 같은 세월에 / 용혜원 흘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