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 37

어느 늙은 부부의 이야기

커피잔을 매만지던 스물한 살 어린 나를 딴지걸어 자빠뜨려 그 커피 식기도 전에 일 끝내고 묻은 꽃물 닦아주던 여보 그때가 생각나오 바쁘다는 출근시간 와이셔츠 구길까 마른수건 배에 깔고 순식간에 일 끝내고 출근하던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때를 기억하오 외동딸 유학 보내던 날 흐르는 눈물 보이지 않으려 먼 하늘만 쳐다보던 믿었던 아들 딴살림 내보낼 때 어린 손자 품에 안고 뒤돌아 흘리던 눈물방울이 이제는 모두 말라 여보 그날을 기억하오 꿀물 같던 젊은 시절 아들딸 품에 안고 천년 만년 살잤더니 이제는 모두 다 떠났다고 여보 내손을 꼭잡았소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저 세상에서 데리러 오지도 않은 백세 인생길에 무엇이 그리 바빠 서둘러 가려하오 외롭고 험한 세상..

긍정마인드와 인생찬가

긍정 마인드 19세기 미국의 대중적 시인이었던 핸리 워즈워스 롱펠로 (Henry Wadsworth Longfellow) 에게는 아내가 둘이 있었다. 첫 번째 부인은 오랜 투병 생활을 하다가 외롭게 숨졌고, 두 번째 부인은 부엌에서 화재가 발생해 비참한 최후를 마쳤다. 이런 절망적 상황에서도 롱펠로의 시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임종을 앞둔 롱펠로에게 신문기자가 질문했다. "숱한 역경과 고난을 겪으면서도 당신의 작품에는 진한 인생의 향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 비결이 무엇입니까?" 롱펠로는 마당의 사과나무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 나무가 나의 스승이었습니다. 보시다시피 저 나무는 매우 늙었습니다. 그러나 해마다 단맛을 내는 사과가 주렁주렁 열립니다. 이 사과 열매는 늙은 나뭇가지에서 해마다 새순(筍)이 돋기 때..

백악산~관악산 축은 중심축

땅의 팔자 또는 운명 청와대 이전 얘기가 나오며 풍수가 다시 화제에 올랐다. 청와대가 흉지라는 얘기는 1992년 노태우 정부 때 최장조 전 교수의 기고문에서 비롯했다. “…청와대 자리가 서울 임자 되는 산의 중턱에 자리 잡음으로서 풍수가 금기시하는 성역을 차지하게 되어 살아있는 사람이 터전으로 삼아서는 안 되는 신적 권위를 가진 자리가 되었고 또한 적어도 청와대는 풍수상 죽은 사람 혹은 신 같은 존재만이 살 수 있는 땅이므르 옮겨가야 한다 …” (동아일보 1992년 7월 29일자 칼럼) 2019년 유홍준 교수도 문재인 정부 시절 “풍수상의 불길한 점을 생각할 적에 청와대를 옮겨야 한다”고 밝혔지만 결국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최근 청와대를 둘러본 풍수전문가 김두규 교수는 생각이 다르다. “(논란이 많지만..

안녕 전국노래자랑

"전국~ 노래자랑!"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한없이 외친 주인공, 송해 선생이 향년 95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1927년 4월 황해도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 6.25 전쟁 등 굵직한 역사를 직접 삶으로 살아내 '살아있는 근현대사'라고도 불린 송해 선생은 유난히 가슴 아픈 이별을 끊임없이 겪었습니다. 6.25 전쟁으로 하루아침에 어머니와 생이별하고 1남 2녀 자녀 중 하나뿐인 외아들을 교통사고로 한순간에 잃었습니다. 당시 21살이었던 아들은 6시간이 넘는 큰 수술을 받아야 했는데 아버지 송해는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갑작스러운 사고로 자식을 잃게 되면서 방송 활동을 중단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1988년, 아픔을 딛고 재개한 프로그램이 바로 KBS '전국노래자랑'입니다. 매주 일..

향로봉 등산

이게 얼마만인가? 거의 10년만에 산에 올랐다. 탁트인 시야.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서울시내와 서부지역 고양 일산의 모습. "맞아, 저기가 내가 사는 아파트야!" 어린아이처럼 즐겁다. 연신내 역에서 주택가 골목을 따라가다 불광중학교 부근부터 시작되는 둘레길을 조금 걷다가 오른쪽 계단을 올라가면서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된다. 완전히 바윗길이다. 등산화도 아닌 운동화에, 장갑도, 등산스틱도 없다. 한 번도 안 쓰던 허리와 무릎이 온전할 리 없다. 은근히 걱정이 되지만, '사나이는 가는 거야!' 정상에 올라 멀리 고향땅을 바라보며, 또 그 옛날 중학생 시절 밀가루배급 받으러 줄 서 기다리던 불광동 일대를 내려다보며 감상에 젖는다. 동행한 60대 초로의 젊은이(?)가 비척대며 바위길을 더듬는 나를 바라보며 '쯧쯧'..

논어 소개

전반부에서 소개했던 다음 내용을 다시 한 번 인용한다. 송나라 300 년의 기반을 닦은 승상 조보는 2대 황제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臣有 論語一部 以 半部 佐太祖 定天下 以半部 佐 陛下 致太平 (신유 논어일부 이 반부 좌태조 정천하 이반부 좌 폐하 치태평) "저는 논어 한 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반 권으로 태조를 도와 천하를 평정했으며, 나머지 반 권으로 폐하를 도와 천하를 안정시켰습니다. 천하를 안정시킬 수 있는 나머지 半部의 논어를 소개한다. 유교이상의 구현체인 〈논어〉. 유교전통에서 가장 성스러운 문헌으로 존경받는 〈논어〉는 공자의 제자들 가운데 제2세대가 편집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구전(口傳)과 문서로 보존된 공자의 말씀을 바탕으로 하여 편찬된 이 책은 형식과 내용에 있어서 공자의 정신을..

논어 2022.06.07

논어 365 자료

논어 365 1.인이득인(求仁而得仁) (제7술이편 14장) 仁을 구하여 仁을 얻는다. “백이(伯夷)·숙제(叔齊)는 어떤 사람입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옛날의 현인(賢人)이다. “후회가 있었습니까?” “仁을 구하여 仁을 얻었는데, 어찌 후회가 있겠느냐?” 2.發憤忘食, 樂以忘憂 (述而) 열중하여 끼니를 챙겨 밥을 먹는 것조차 잊고, 이를 즐거워하여 근심을 잊어버린다 「초(楚)나라 섭현(葉縣)의 심제량(沈諸梁)이 자로(子路)에게 공자가 어떤 인물인가를 물었다. 자로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이 사실을 들은 공자가 자로에게 말했다. “너는 어찌 ‘그 사람됨이 어떤 일에 열중하면 끼니를 챙겨 밥을 먹는 것조차 잊고, 이를 즐거워하여 근심을 잊어버려 늙어 가는 것도 모른다.’고 말하지 않았느냐.” (葉公問..

논어 2022.06.06

악마의 열매- 커피

수도사들이 불속에 던진 '악마의 열매’ …커피, 몸에 좋을까? 커피만큼 사람들을 홀리는 음료가 역사상 있었던가. 향기를 맡으면 마음이 그윽해지고 한잔 마시면 정신이 맑아지는 커피는 역사에서 출현한 순간부터 사람들을 매혹시켰다. 문헌에 따르면 6~7세기쯤 에티오피아의 목동이었던 칼디는 붉은 열매를 먹은 염소들이 밤새도록 뛰어다니는 광경을 목격했다. 호기심에 열매를 따먹은 칼디는 정신이 맑고 상쾌해지고 힘이 펄펄 나는 것을 느끼고는 인근 수도원의 수도사들에게 알렸다. 하지만 수도사들은 '악마의 열매'라고 생각해 불속에 던져버렸다. 그런데 불에 타는 열매의 향이 너무 좋은 것 아닌가. 수도사들은 부랴부랴 타다 남은 열매를 꺼내 검은 색깔이 나는 차, 즉 커피를 만들었다. 한국인 1인당 연평균 커피 소비량은 3..

건강.동의학 2022.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