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군원(昭君怨)·매화(梅花) -정역(鄭域·남송 초엽) 道是花來春未 (도시화래춘미) 꽃 피었다는데 봄은 아직 오지 않았고 道是雪來香異 (도시설래향리) 눈 내렸다 하는데 그 향기가 유별나다. 竹外一枝斜 (죽외일지사) 대숲 밖 비스듬히 뻗은 가지, 野人家 (야인가) 어느 시골집. 冷落竹籬茅舍 (냉락죽리모사) 쓸쓸한 초가든 富貴玉堂瓊謝 (부귀옥당경사) 부귀한 고대광실이든, 兩地不同裁 (양지부동재) 심은 장소는 서로 다를지라도, 一般開 (일반개) 꽃이 피는 건 매한가지. 매화의 미덕. 봄이 오기도 전에 홀로 추위를 뚫고 의연히 꽃 피우는 건 범접하지 못할 저만의 끈기 때문일 것이다. 온 세상 눈 가득 내린 듯 하얀 천지에 아련히 퍼져나오는 유별난 향기, 그제야 비로소 눈에 띌 만큼 그 개화는 실로 겸손하다.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