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그리고 늦깍기 공부 469

단종애사

子規詩 / 端宗一自寃禽出帝宮 (일자원금출제궁)   孤身隻影碧山中 (고신척영벽산중)   假眠夜夜眼無假 (가면야야면무가)   窮恨年年恨不窮 (궁한년년한불궁)   한 마리 원한맺힌 새가 궁중을 떠난뒤로외로운 몸 짝없는 그림자가 되어 푸른 산속을 해맨다밤이가고 밤이와도 잠을 못 이루고해가가고 해가와도 한은 끝이 없구나聲斷撓岑殘月白 (성단효잠잔월백)   血流春谷落花紅 (혈류춘곡낙화홍)   天聾尙未圓哀訴 (천롱상미원애소)   胡乃愁人耳獨聰 (호내수인이독총)두견새 소리 끊어진 새벽 멧부리엔 달빛만 희고피를 뿌린 듯한 봄 골짜기에는 지는 꽃만 붉구나하늘은 귀머거리인가? 애달픈 하소연 어이 듣지 못하는가어찌하여 수심 많은 이 사람의 귀만 밝은고.비운의 왕 단종의 애절함과 권력의 비열한 속성이 공존하는 단종의 자규시.단..

戒子書 / 諸葛亮

제갈량(諸葛亮)의 '계자서(戒子書)' 夫君子之行, 靜以修身, 儉以養德.(부군자지행, 정이수신, 검이양덕) 非澹泊無以明志, 非寧靜無以致遠.(비담박무이명지, 비녕정무이치원) 夫學須靜也, 才須學也.(부학수정야, 재수학야) 非學無以廣才, 非靜無以成學.(비학무이광재, 비정무이성학) 慆慢則不能硏精, 險躁則不能理性.(도만즉불능연정, 험조즉불능리성) 年與時馳, 志與歲去, 遂成枯落, 多不接世, 悲嘆窮廬, 將復何及也. (년여시치, 지여세거, 수성고락, 다불접세, 비탄궁려, 장복하급야) 무릇 군자의 행동은 고요함으로 몸을 닦고, 검소함으로 덕을 기른다. 담박하지 않으면 뜻을 펼칠 수 없고, 고요하지 않으면 멀리 도달할 수 없다. 무릇 배움은 고요해야 하며, 재능은 모름지기 배워야 얻을 수 있다. 배우지 않으면 재능을 넓힐 ..

敬次尊姑只一堂韵

공경하는 시어머님 지일당의 운에 따라 (정사년 1797년에) 敬次尊姑只一堂韵 [경차존고지일당운] 丁巳[정사] / 姜至德[강지덕] 下學須敦倫[하학수돈륜] : 공부의 끝은 마땅히 인륜에 힘써야하니 慈幼且安老[자유저안로] : 자비와 사랑 공경하며 편안히 대접하리라. 直轡從此行[직비종차행] : 곧은 법을 따라 이리 행하니 自是坦坦道[자시탄탄도] : 진실로 이것이 탄탄한 이치랍니다. 송웅영씨께서 올려주신 원시 原韵[원운] 시어머님[지일당]의 운 春來花正盛[춘래화정성] : 봄이 오니 꽃들은 때 맞추어 무성하지만 歲去人漸老[세거인점로] : 세월이 가니 사람은 늙어만 가네. 歎息將何爲[탄식장하위] : 한숨 쉬며 한탄한들 장차 무엇 하리오 只要一善道[지요일선도] : 다만 착하고 바른 도리 하나만이 중요하리니. 靜一堂遺稿..

李山海의 시

〈정각(正覺)의 시권(詩卷) 앞머리에 쓰다[題正覺詩卷]〉 醉石罷垂釣 (취석파수조) 낚시질 그만두고 취하여 바위에 누워 煙波歌濯纓 (연파가탁영) 물안개 자욱한 강가에서 탁영(濯纓)의 옛 노래 부르노라 平生水雲癖 (평생수운벽) 평생 자연을 그리도 좋아하더니 暮年江海情 (모년강해정) 늘그막에도 강가에 살고 있네 野老與爭席 (야로여쟁석) 촌로와 자리나 다투며 지내는 몸이니 荷衣休道名 (하의휴도명) 은자라 부를 것 없소이다 沙頭笑相指 (사두소상지) 모래톱에서 웃으며 함께 가리키네 三角鏡中明 (삼각경중명) 거울 같은 한강수에 또렷한 저 삼각산을 白髮老居士 (백발노거사) 백발의 이 늙은 거사는 遊戲於斯文 (유희어사문) 사문(斯文)에 노닐고 있는 몸이지만 覺也何爲者 (각야하위자) 정각(正覺)은 무엇 하는 사람이길래 求..

삼월 삼짇날 꽃놀이

삼월 삼짇날 꽃놀이 三月三日雜花新 (삼월삼일잡화신) 삼월 삼짇날에 온갖 꽃들이 새로 피니 紫閣君家正耐春 (자각군가정내춘) 자각의 그대 집이 봄과 잘 어울리겠지 搖蕩游絲多九陌 (요탕유사다구맥) 하늘거리는 아지랑이는 도성 거리에 많겠고 留連芳草與何人 (유련방초여하인) 길게 이어져 있는 방초는 누구에게 주려나 風烟萬里空回首 (풍연만리공회수) 만리 펼쳐진 풍광에 괜스레 고개 돌릴 뿐 藥物經年不去身 (약물경년불거신) 해 넘도록 약물은 몸에서 떠나지 않는다오 南郭舊遊渾似夢 (남곽구유혼사몽) 남쪽 성곽에서 옛날 놀던 일 온통 꿈만 같아 白頭吟望暮江濱 (백두음망모강빈) 백발로 저문 강가에서 읊조리며 바라보노라 - 신광수(申光洙, 1712~1775) 『석북집(石北集)』 권3 「삼월 삼짇날 권중범에게 부치다[三月三日寄權仲..

木兰词

木兰词 (목란사)/ 纳兰性德 (납란성덕) 人生若只如初见 (인생약지여초견) 何事秋风悲画扇 (하사추풍비화선) 인생이 첫만남과 같다면 어찌 가을바람에 화선을 처량하다 할까 等闲变却故人心 (등한변각고인심) 却道故人心易变 (각도고인심이변) 남의 마음 까닭없이 변하더니 되려 사랑은 쉬이 변하는 법이라네 骊山语罢清宵半 (여산어파청소반) 泪雨零铃终不怨 (누우영령종부원) 여산의 맹서 물거품 되고 밤이 깊을 제 우림령 눈물엔 원망마저 없었네 何如薄幸锦衣郎 (하여박행금의랑) 比翼连枝当日愿 (비익연기당일원) 어찌 매정한 임의 사랑이 그 옛날 여산의 비익연지만 하랴. [意譯] 처음 만났을 때처럼 사랑할 수 있다면 이별의 슬픔은 없었을텐데 떠난 사랑을 돌이킬 수 없어 이제야 사랑이 쉽게 식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네 영원한 사랑의..

自遣 / 李白

自遣(자견)/李白(이백:701~762) 對酒不覺暝(대주불각명) 술을 마시느라 날 저무는 줄 몰랐더니 落花盈我衣(낙화영아의) 옷자락에 수북히 떨어진 꽃잎 醉起步溪月(취기보계월) 취한 걸음 계곡에 비치는 달빛따라 걸으니 鳥還人亦稀(조환인역희) 새는 돌아가고 사람도 보이지 않네 *술과 달을 끔찍이도 사랑했던 詩仙 이백! 이백은 술을 좋아한 만큼 달도 좋아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이백의 죽음을 달과 연관 시키기도 한다. 바로 '水中捉月(수중착월)'이 그것으로 낭만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물에 빠져 죽었다"는 설화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현실에 대한 불만으로 이백은 술도 즐기고 달도 좋아했다.

月下独酌 / 李白

月下独酌 월히독작 달빛 아래에서 나 홀로 술잔을 기울이네 李白 / 이백 花間一壺酒 화간일호주 꽃 사이에 술 한 병 놓고 獨酌無相親 독작무상친 함께 마실 사람 없어 혼자 잔 기울이네 擧杯邀明月 거배요명월 잔 들고 명월을 맞이하니, 對影成三人대영성삼인 달과 나와 내 그림자까지 모두 셋이 되는구나 月旣不解飮 월기불해음 달이야 워낙에 술 마시기를 모르고, 影徒隨我身 영도수아신 그림자야 다만 내 몸에 딸린 것이지만 暫伴月將影 잠반월장영 아쉬우나마 얼마 동안 달과 그림자를 벗하여 行樂須及春행락수급춘 즐겁게 노닐며 이 봄을 누려야지. 我歌月徘徊 아가월배회 내가 노래 부르면 달은 서성거리고, 我舞影零亂 아무영영란 내가 춤을 추면 내 그림자는 어지러이 따라 춤추네 醒時同交歡 성시동교환 깨어 있을 때는 기쁨을 서로 나누다..

선시 悟道頌

선시《 오도송 (悟道頌) 》 서산대사 휴정 1520~1604 忽聞杜宇啼窓外 (홀문두우제창외) 滿眼春山盡故鄕 (만안춘산진고향) 汲水歸來忽回首 (급수귀래홀회수) 靑山無數白雲中 (청산무수백운중) 문득 창밖의 두견새 울음소리 들으니 눈에 가득 비치는 봄동산이 내 고향이로세 물 길어 절로 돌아오다 문득 머리 돌리니 푸른 산이 무수한 흰구름 속에 있도다. 서산대사께서 지리산 의신암(依信庵)에서 공부하던 어느 날 냇가에서 물을 길러 지게에 지고 절로 돌아오던 길에 멀리 구름에 쌓인 산들을 바라보다가 문득 깨달은 바가 있어 그 깨달음의 심정을 읊은 시라고 한다 속세에 쪄들어 살아온 나에겐 이 유명한 오도송도 그저 알듯말듯, 지극히 평범하기만 한데, … 새소리도, 봄동산도, 기거하는 절도, 푸른 산도 갑자기 뒤돌아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