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 56

팔지 않는 책

팔지 않는 책인가, 팔리지 않는 책인가? 해마다 책을 출간했어도 한 권도 팔리지 않는다. 아니 팔려고 하지 않는다. 왜? 그냥 취미 삼아, 또는 삶의 기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출간은 하되 팔지는 않기 때문이다. 솔직히 시중에 팔릴 만한 책도 안 된다. 이 소리, 저 소리, 온갖 街談巷說(가담항설)을 엮은 헷소리를 감히 어디에다 내놓겠는가? 처음에는 친구들에게 나눠주었다. 그러나 이내 실망하고 말았다. 아무도 읽지 않고 구석에 쳐박아 두거나, 냄비받침으로 쓰고 있었다. 그 뒤부터는 한 번에 5권, 10권 이내로 인쇄한다. 인쇄인지 프린트인지도 모르겠다. 종이값이 아까운 게 아니라 나혼자만의 열정이 멋쩍은 것이다. 洛陽紙貴(낙양지귀)를 꿈속에서나마 보았으면 좋으련만 나에게는 말도 안 되는 고사에 불..

인생 만트라

산스크리트어에서 '만트라'의 '만'은 '마음'을 의미하고, '트라'는 '도구'이다. 문자 그대로 번역하면 '마음 도구'이다. 특정한 음절이나 단어, 문장을 반복하면 강력한 파동이 생겨 마음이 초능력에 가까운 힘을 갖게 된다는 것이 만트라 원리이다. 선천적인 심장병이 악화되어 정밀검사를 받아야 했다. 그는 마음속으로 말했다. '결국에는 다 잘될 거야. All is well' 인생 전환기에 그를 붙잡아 준 것이 그 만트라였고, 실제로도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또 불안과 광기를 주체하지 못하고 뛰쳐나가 반나체로 돌아다니거나, 제대로 먹지 못해 몸은 마를 대로 마르고 정신이 아슬아슬하게 될 때마다 한 친구가 '다 괜찮아. 마음을 내려놓아도 돼.' 라고 달랬다. '다 괜찮다'는 그의 말에 영혼의 허기가 멈추어 지..

無一字無來處

無一字無來處 북송北宋 때 시인 황정견黃庭堅도 이 말을 쓴 적이 있다. 自作語最難, 老杜作詩, 退之作文, 無一字無來處 (자작어최난, 노두작시, 퇴지작문, 무일자무래처) 문장을 쓰면서 자기 말을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렵다. 두보가 시를 지을 때나 한유가 글을 쓸 때 한 글자 한 글자 출처가 없는 것이 없었는데도 蓋後人讀書少, 故謂韓杜自作此語耳. (개후인독서소, 고위한두자작차어이) 후대 사람들의 공부가 많지 않아 한유와 두보가 이 같은 구절들을 자기가 쓴 것으로 알고 있을 뿐이다. 古之能爲文章者, 眞能陶冶萬物, 雖取古人之陳言入於翰墨, (고지능위문장자, 진능도야만물, 수취고인지진언입어한묵) 옛날에 문장을 잘 쓴 사람들은 만물을 용광로처럼 녹여낼 수 있었으므로 비록 옛사람이 했던 말을 자기 글에 인용하면서도 如靈丹..

柹雪

늦가을에 볼 수 있는 곶감. 그리고 그 곶감에 돋아나는 흰 가루, 즉 柹雪. 한 해가 다 갔음을 알려주기도 한다. 그 시설을 볼때 마다 우리 인생을 생각한다. 시설이 내리듯 머리, 수염이 희끗희끗 물들기 시작하면 어느덧 해가 서산에 걸린 황혼이 된다. 그렇다고 서글프거나 쓸쓸하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제대로 익어 좋은 맛을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것이니 제대로 된 삶이라 생각한다. 이 기회에 감에 대해 살펴본다. 감의 古字는 柹(시). 범어로는 鎭頭迦(진두가) 水柹(수시)는 수분이 많고 맛이 좋은 것 早紅(조홍)은 6월에 익는 작은 것 紅柹(홍시)는 붉게 익을 것을 따서 따뜻한 곳에 두어 절로 홍숙(붉게 익힘)시킨 것 乾柹(건시)는 곶감 白柹(백시). 黃柹(황시)는 볕에 말린 것 烏柹(오시)는 불에 말린 ..

바둑

실로 오랜만에 바둑을 둔다. 동창들과의 모임. 며칠 전에는 총동창회 주최 바둑모임이 있었는데 오늘은 동기들만의 모임이다. 만년 5급. 감히 어디 가서 바둑 둔다는 말을 못 했는데 동창들 모임이니 꺼리낄 것이 없다. 8판 게임에 겨우 2번 이겼을 뿐이다. 그럼에도 즐겁기만 하다. "다음번에는 오늘과 다를 거야." 큰소리 한번 쳐본다. 게임이 끝나고 술 한잔이 빠질 수 없다. 김치찌개에 소주 한잔. 이런 재미에 친구들을 만나는 게 아니겠나? 기원 총동창회 주최 바둑모임 오늘 모인 동창들. 종로 국일관 옆골목 김치찌개집. 큼직한 돼지고기가 먹음직스럽다.

최근 5년 연속 배당 증가 20선

배당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한국은 대부분 년배당을 하죠. 이러다보니 거의 대부분 연말이 중요합니다. 12월 27일 정도에 해당 기업 주식을 보유하고 있느냐. 여기에 따라 배당여부가 결정되죠. 배당을 받는 건 참 좋지만요. 배당받는 수익률보다 주가가 하락한다면? 이건 별로 이득이나 메리트가 없는 투자가 될 수 있죠. 배당도 중요하지만 역시나 주가가 상승해야 결국에는 이득인거죠. 그러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 실적이 중요합니다. 실적이 나빠지면 배당금도 줄어들 수밖에 없으니까요. 반대로 실적이 좋아지면 배당금은 늘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특별한 일 없이 배당금이 늘어난다. 여기에 해당 기업 실적이 갈수록 좋아진다. 주가가 상승 안 할래야 안 할 수 없는 기업이 되는거죠. 우리 모두는 이런 기업을 찾기 원하겠죠...

부동산,주식 2023.12.12

한 고비를 넘다

열흘 전 12월1일 3학년 기말시험을 치루고 나서 마음이 어수선했는데 오늘 친구가 점수를 확인하는 요령을 알려주었다. 확인해보니 그런대로 괜찮은 수준이다. 만약에 미달 과목이 한 과목이라도 나온다면 다 때려치우려 했는데, 다행이다. 걱정한 만큼 과실을 얻었으니 이제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 그래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이쯤되면 요령이 생겨 웬만한 시험쯤은 가볍게 넘길 수도 있으련만, 날로 퇴화하는 골통을 무슨 수로 감당하랴? 석양을 바라보며 웃음지을 뿐이다.

올해의 사자성어

견리망의(見利忘義) 이로움을 좇느라 의로움을 잊다. 적반하장(賊反荷杖)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 남우충수(藍芋充數) 무능한 사람이 재능있는 척한다 ㅡ 교수신문ㅡ 이로움을 좇느라 의로움을 잊은 한 해. 교수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견리망의’(見利忘義)였다.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뜻의 적반하장(賊反荷杖)과 ‘무능한 사람이 재능있는 척한다’는 의미로 쓰는 남우충수(藍芋充數)가 뒤를 이었다. 한국 사회 전반, 특히 현 정부에 대한 매서운 비판을 네 글자 성어로 대신한 셈이다. 견리망의를 올해의 사자성어 후보로 추천한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중어중문학과)는 “지금 우리 사회는 견리망의 현상이 난무해 나라 전체가 마치 각자도생의 싸움판이 된 것 같다”며 “출세와 권력이라는 이익을 얻기 위해 자기 편에..

건강하게 오래 살다

50년 경력 흉부외과(胸部外科) 심장(心臟) 전문의사의 솔직한 한마디!! 나는 올해 꼭 80 이다. 너무 많이 산 것 같다. 오래전에 산세가 좋은 이곳에 자리 잡았다. 외식도 않고 건강식만 먹으며 평생 살아온 아내는 70 전에 암으로 먼저갔다. 자식이 있어도 품안에 있을 때 자식이다. 그 아이들의 4-7살때 모습만 생각하고 내 자식인줄 알았는데 지금은 이웃이 더 좋다. 산세가 좋은 이곳에 이웃들이 제법 생겼다. 당신도 늦기전에 나처럼 살기바란다! 1. 심혈관 운동이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심장운동은 박동에만 좋다. 그거 뿐이다. 그래서 60세 이후엔 너무 운동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심장박동이 강해지면 심장노화가 빨리온다. 심장 박동을 가속화 한다고 해서 더..

건강.동의학 2023.12.11

칠쟁이

옆집 아주머니가 그의 남편을 지칭할 때 '땜쟁이"라고 한다. 처음 들을 때는 좀 너무하단 느낌이 들었다. '용접공'이라고 불러도 민망할 텐데 '땜쟁이'가 뮌가? '쟁이'라는 말은 일부 명사 뒤에 붙어, ‘그것과 관련된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라는 뜻과 얕잡는 뜻을 더하여 명사를 만드는 말이다. 칠쟁이. 29살에 입문하여 70 넘어 일을 접은 친구가 있다. 페인트 가게를 했다. 물론 도장공 - 뺑기쟁이로 일도 하면서, 나름 확고한 기반을 다진 친구다. 아들에게 물려주려 해도, 요즘 젊은이들이 그런 일을 하겠는가? 소위 말하는 3D업종 일을 할 리 없다. 다행히 처남에게 일찍부터 일을 가르쳐 지금은 번듯한 가게를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친구가 하던 페인트 가게는 세를 내놓았는데 1년이 넘도록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