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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장

아송구년 (我送舊年) 나는 묵은 해를 보낼 터이니 여영신년 (汝迎新年) 당신은 새로운 해를 맞으소서 ——————————————————— 100여년 전의 연하장은 닥종이에 정성스럽게 먹을 갈아 글씨를 썼을 것이다. 여덟 글자라는 절제미로써 더 높은 완성도를 추구했으리라. 발신인은 일본 가마쿠라(鎌倉)에 소재한 원각사(圓覺寺) 관장, 샤구소우엔(釋宗演·1860~1919) 선사다. 선사는 교토(京都)의 하나조노(花園)대학 학장을 지냈다. 선(禪)을 ‘젠(ZEN)’이란 명칭으로 미국과 유럽사회에 처음 소개한 인물이다 수신인은 조선 변산반도 월명암(月明庵)의 백학명(白鶴鳴·1867~1929) 선사다. 두 선사는 1915년 원각사 방장실에서 처음 만났다. 고수끼리는 긴말이 필요 없다. 이 인연으로 이듬해 1916년..

The Buck Stops Here

대통령 집무실 책상 위에 ‘The Buck Stops Here’란 문구가 새겨진 팻말이 있다. 책임을 떠넘길 곳이 없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의미다. 중국 제나라 환공은 늘 의자 오른편에 희한한 술독을 놔뒀다. 술이 비면 비스듬히 누웠다가 절반쯤 차면 똑바로 서고, 가득 차면 다시 누웠다. 죽은 환공을 조문한 공자가 술독을 보고 무릎을 탁 쳤다. “다 배웠다고 교만하면 반드시 화를 부른다.” 공자는 같은 술독을 만들어 옆자리에 두고 교훈으로 삼았다. ▶중국 후한의 학자 최원은 형이 억울한 죽음을 당하자 원수를 갚은 뒤 오래 도피 생활을 했다. 겨우 사면을 받아 돌아온 그는 과오를 뉘우치며 언행의 경계를 삼는 글을 지어 책상(座) 오른쪽(右)에 새겨넣었다(銘). ‘남의 허물 말하지 말고/자기 자랑 하..

영종도 무의도

번개팅 장소를 영종도로 정했다. 영종도는 해외여행 갈 때만 가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바람을 쐬러가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된다. 중간에 영종대교 휴게소에 들렸다. 커다란 조각품이 일품이다. 이어 영종도 해변가에 있는 중국집에서 고량주 한잔으로 요기를 하고 무의도를 한바퀴 돌았다. 하나개해수욕장 하나개유원지 여름철이면 많은 인파가 몰릴 듯하다. 이 기회에 하나개 해수욕장에 대해 살펴본다. 다음 백과에 실린 내용이다. 인천 중구 하나개로 150구(지번) 주소무의동 산 189 (지번) 하나개해수욕장은 무의도 서쪽에 자리한 갯벌을 품은 해수욕장이다. 하나개는 가장 큰 갯벌이라는 뜻이다. 1km 길이의 고운 모래 백사장이 펼쳐지고, 물이 빠지면 고운 모래사장 너머로 너른 갯벌이 드러난다. 갯벌을 조금만 파 내려가면 ..

삼전 13만·현대차 50만 '레벨업' 가능

"삼전 13만·현대차 50만 '레벨업' 가능" "우선주 전량 매집후 소각…주주환원해야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인 가운데 국내 증시가 제 가치를 받으면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 등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주가가 2배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를 위해 개별 기업의 이사회가 먼저 변해야 하고, 금융당국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최소 3년 이상 꾸준히 추진하며, 기업의 체질 변화를 도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주주 환원 소홀한 韓 기업…글로벌 시장서 삼류 취급”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5일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배수에서 나타나듯 국제 금융시장에서 우리 간판..

부동산,주식 2024.02.06

인생 성취의 8할은 운

인생 8할은 운 능력주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의사 출신 홍콩과학기술대 경제학·정책학 교수 김현철 인생 성취의 8할은 운이라는 사실을 경제학자가 이야기하니, 왠지 위로가 된다. "사실이다." 한때 나도 능력주의의 신봉자로 전력 질주했지만, 살아보고 8할이 운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 "데이터가 말해준다. 태어난 나라에 따라 평생 소득의 50% 이상이 결정된다. 부모가 물려준 DNA가 30%, 자라난 환경이 10% 비율로 소득에 영향을 미친다. 입양아와 친자의 소득 추적 통계로 밝혀진 사실이다. 나머지가 살면서 만나는 행운과 불운, 은인과 악연이 크로스 되는 거다. 운 좋게 대학에 간 것, 사소한 기적들⋯, 따지고 보면 노력과 집중할 힘조차 유전과 양육 환경에서 나온다. 순..

살아있는 부처

어떤 젊은 청년이 "스님"에게 묻다 " 스님 '' 어디 가면 살아 있는 부처를 만날수 있을까요? '' 젊은이의 당돌한 물음에 스님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면서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 내가 일러준 말을 깊이 명심하게ᆢ 저고리를 뒤집어 입고 신발을 거꾸로 신은 이를 만나거든 그 분이 바로 살아있는 부처인 줄 알게 '' 젊은이는 부처를 찾아 꼬박 3년 동안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온 세상을 누비듯 찾아 보았지만 그런 사람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지칠 대로 지쳐 하는 수 없이 어머니가 계신 고향으로 돌아와 3년만에 정든 집에 당도하여 목메인 목소리로 '' 어머니 '' 하고 큰 소리로 불렀더니 어머니께서 아들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너무 반가워서 엉겁결에 뒤집어 벗어 놓은 저고리를 그대로 걸치고 섬돌에 벗어 놓은 ..

진정한 친구

정진사는 한평생 살아오며 남의 가슴에 못 한 번 박은 적이 없고 적선 쌓은 것을 펼쳐놓으면 아마도 만경창파 같은 들판을 덮고도 남을 정도였다. 그러다보니 선대로 부터 물려받은 그 많던 재산을 야금야금 팔아치워 겨우 제 식구들 굶기지 않을 정도의 중농 집안이 되었다. 정진사는 덕만 쌓은 것이 아니라, 학문이 깊고 붓을 잡고 휘갈기는 휘호는 천하 명필이었다. 고을 사또도 조정으로 보내는 서찰을 쓸 때는 이방을 보낼 정도였다. 정진사네 사랑방엔 선비와 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부인과 혼기 찬 딸 둘은 허구한 날 밥상, 술상을 차려 사랑방에 들락날락 하는 것이 일과였다. 어느 날, 오랜만에 허법스님이 찾아왔다. 잊을만하면 정진사를 찾아와 고담준론(高談峻論)을 나누고, 바람처럼 사라지는 허법스님을 정진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