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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過香積寺 / 王維

113. 過香積寺 / 王維 향적사를 지나며   不知香積寺 (부지향적사) 향적사가 어디인지 알지 못하여數里入雲峰 (수리입운봉) 몇 리를 구름 낀 봉우리 속으로 들어갔네.古木無人徑 (고복무인경) 고목 숲엔 오솔길도 없는데深山何處鐘 (심산하처종) 깊은 산 어디선가 들리는 종소리,泉聲咽危石 (천성열위석) 샘물 소리는 우뚝 솟은 바위에서 흐느끼고日色冷青松 (일색냉청송) 햇빛은 푸른 소나무를 싸늘하게 비춘다.薄暮空潭曲 (박모공담곡) 해질녘 인적 없는 못 굽이진 곳에서安禪制毒龍 (안선제독룡) 좌선하며 망령된 생각(독룡)을 누르리.     이 시는 왕유가 향적사에 유람한 느낌을 쓴 것이다. 香積寺(향적사):섬서성 장안현 산중에 그 유적지가 있다. 危石(위석):높아서 험준한 산석. 이 구는 본래 孔稚珪의北山移文>에 ..

112. 酬張少府 / 王維

112. 酬張少府 / 王維 장소부에게 답하여   晚年惟好静 (만년유호정) 만년에 오직 고요한 것만 좋아하여萬事不闗心 (만사불관심) 만사에 관심이 없네.自顧無長策 (자고무장책) 스스로 돌아봐도 좋은 계책은 없고空知返舊林 (공지반구림) 단지 아는 것은 옛 숲으로 돌아가는 것.松風吹解帶 (송풍취해대) 솔바람 불면 의대를 풀고山月照彈琴 (산월조탄금) 산 위에 달이 뜨면 거문고를 탄다네.君問窮通理 (군문궁통리) 그대는 사람 사는 이치를 묻는데漁歌入浦深 (어가입포심) 어부가 노랫소리 포구 깊숙이 들어가네.     이 시는 왕유가 만년에 輞川(망천)에 은거하며 지은 시다. 少府(소부):현위. 張少府:누구인지 모른다. 長策(장책):좋은 계책. 空知(공지):단지 아는 것. 舊林(구림):망천으로 歸居하는 것. 解帶(해..

111. 終南山 / 王維

111. 終南山 / 王維 종남산   太乙近天都 (태을근천도) 태을산은 도성 장안에 가깝고連山到海隅 (연산도해우) 연이은 산봉우리는 바다 끝에 닿는다.白雲迴望合 (백운회망합) 돌아보니 흰 구름은 합해지는데青靄入看無 (청애입간무) 푸른 아지랑이는 들어가 보니 없어진다.分野中峰變 (분야중봉변) 가운데 봉우리가 들을 갈라 지역이 달라지고隂晴衆壑殊 (음청중학수) 여러 골짜기 응달지고 밝음이 제각기 다르다.欲投人處宿 (욕투인처숙) 사람들 사는 곳에서 묵고 싶어隔水問樵夫 (격수문초부) 개울을 사이에 두고 나무꾼에게 물어본다.     이 시는 개원29년(741) 왕유가 종남산에서 은거할 때 지은 시다. 太乙(태을):종남산 주봉. 또 종남산의 별명으로 사용된다. 天都(천도):당나라 도성 장안. 海隅(해우):海角. 바..

송해 거리

종로 3가 송해 거리. 대한민국 늙은이들의 거리다. 가끔씩 들려 우거짓국에 소주 한잔. 또는 근처에서 이발을 하곤 했다. 요즘 물가가 올라서 우거지국은 3,000원 이발은 7,000원이 되었다. 물가가 사정없이 올랐다는 걸 실감한다. 송해 선생. 요즘 사는 게 이렇다오. 낙원상가 지하 식당가에서 열무국수에 막걸리 한잔. 그리고 파고다 공원 후문 근처에서 추억 어린 쌍화차 한잔으로 점심을 끝냈다. 소봉처사가 송해의 글을 보고 즉석에서 한 수 읊었다. 가는 인생 / 소봉 구부정한 어깨, 뒤뚝거리는 발걸음. 더듬한 말씨, 안 들리는 귀, 오물오물 주둥이. 별 거 아닌 일로 소리를 질러 주위를 놀라게 하고 대낮부터 술에 취해 인도에 드러누워 흥얼거린다 그 나이 되면 박사나 무지랭이나 가릴 것 없고, 교양이니 무..

바둑모임 뒷풀이

처음 맛보는 진흙 오리구이맛도,  분위기도 그럴듯하다.무엇보다 함께 어울린다는 게 즐겁다.이 모임은 얼마 전 부친장례를 치룬 분이 답례 겸 바둑모임을 소집한 것이다.끝없는 구라에 시간은 흘러가고음식점 마당에 있는 화톳불에 고구마를 구어 먹으며그렇게 무더운 밤을 보냈다.불행(?)하게도 며칠 전 과음으로 인한 술병이 낫지 않아겨우겨우 술잔만 들었다 놨다, 손 운동만 했다.추사 김정희께서 인생삼락을 일독이색삼주(一讀二色三酒)라 했는데그 人間三樂 중 二色은 이미 멀어지고 이제 三酒까지 저 하현달 너머로 사라지려 하네 그려. 안과 검진결과 눈은 아직 쓸만하다하니 그나마 책을 읽을 수 있다는 一 樂 (一讀)이라도 남았으니 다행이 아닌가?

風憐心

장자(莊子) 편에 (風憐心)바람은 마음을 부러워한다는 말이 있습니다.夔憐蚿 (기연현)蚿憐蛇 (현연사)蛇憐風 (사연풍)風憐目 (풍연목)目憐心 (목연심)心憐夔 (심연기)옛날 전설의 동물 중에 발이 하나밖에 없는 기(夔)라는 동물이 있었습니다. 이 기(夔)라는 동물은 발이 하나밖에 없기에 발이 100여개나 되는 지네(蚿)를 몹시도 부러워하였습니다.夔憐蚿 (기연현)그 지네에게도 가장 부러워하는 동물이 있었는데, 바로 발이 없는 뱀(蛇)이었습니다. 발이 없어도 잘 가는 뱀이 부러웠던 것입니다.蚿憐蛇 (현연사)이런 뱀도 움직이지 않고도 멀리 갈 수 있는 바람(風)을 부러워하였습니다. 그냥 가고 싶은 대로 어디론지 싱싱 불어 가는 바람이기에 말입니다.蛇憐風 (사연풍)바람에게도 부러워하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가만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