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 84

세월이 가면/ 박인환

세월이 가면/ 박인환 경포호 둘레길에 있는 시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날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 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밴취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혀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 아. 세월이 가면 모든 게 잊혀질 줄 알았더니 세월이 흐르고 흘러도 그리움은 변함이 없구려. 이래서 옛 시인의 글들이 마음에 와 닿는가 봅니다.

아름답다

아름다운 그녀 예쁜 그녀. 같은 말 같기도 하고 뉘앙스가 조금 다른 것 같기도 하다. 예쁘다 사전적 의미로는 1.생긴 모양이 아름다워 눈으로 보기에 좋다. 2.행동이나 동작이 보기에 사랑스럽거나 귀엽다. 3.아이가 말을 잘 듣거나 행동이 발라서 흐뭇하다. 예쁘다는 말은 단순히 외형적인 모습만을 표현하지만, 예를 들어 어떤 인형을 보고 "저 인형 참 예쁘다"라고는 하지만 '아름답다' 라고 표현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아름답다는 말은 미운 점 고운 정이 모두 합해져 녹아든 어떤 총체적인 의미다. 아름답다. (어떤 대상이) 즐거움과 기쁨을 줄 만큼 예쁘고 곱다. *어머니는 정원을 아름답게 가꾸셨다. *겨울 바다가 아름다워 수정이는 감탄의 환호를 내질렀다. (2)감탄을 느끼게 하거나 감동을 줄 만큼 훌륭하고 갸륵..

주문진 항

계절마다 들리는 항구 주문진 항. 이 봄에도 여전합니다. 홍게잡이 배가 하역을 합니다. 어부들이 홍게의 다리를 잘라냅니다. 왜냐고 물으니 홍게의 속살이 안 붙어 찌게용으로 밖에 쓸모가 없다고 하네요. 아깝습니다.어시장에 들렸습니다. 다른 때에 비해 한가합니다.항구에는 어선들로 가득하고...저녁 안주거리. 돌삼치, 도다리, 멍게... 수산물 값이 작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올랐습니다. 험한 세상입니다.

哲學的 人生 풀이

친구와 약속을 어기면 우정(友情)에 금이 가고 ​자식과 약속을 어기면 존경(尊敬)이 사라지며 ​기업과 약속을 어기면 거래(去來)가 끊어진다. ​자기 자신과의 약속엔 부담(負擔)을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나를 못 믿는다면 세상에 나를 믿어줄 사람은 없다. ​뛰어가려면 늦지 않게 가고 어차피 늦을 거라면 뛰어가지 마라. ​후회할 거라면 그렇게 살지 말고 ​그렇게 살 거라면 절대 후회하지 마라. ​죽은 박사(博士)보다 살아있는 멍청이가 낫다. ​그래서 자식을 잘 키우면 국가(國家)의 자식이 되고 ​그 다음으로 잘 키우면 장모(丈母)의 아들이 되고 ​적당히 잘못 키워야 내 자식이 된다. ​하수도가 막혔다고 전구가 나갔다고 미국에 있는 아들을 부를 수 없고 서울에 있는 아들을 부를 수도 없다. 일 년에 겨우..

경포대 벚꽃 축제

사계절 아름다운 경포호. 4월5일부터 경포대 일대에서 벚꽃 축제가 열렸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벚꽃이 만개하려면 아직 3~4일 정도 더 기다려야만 될 것 같습니다. 축제현장도 한가합니다. 솔방울로 뒤덮힌 소나무. 신기합니다.경포호 멀리 경포대 지붕이 보입니다.이따금 개나리만 피었습니다. 경포대 주변은 화재로 말미암아 벌거숭이가 되었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경포대만 화마가 빗겨갔네요. 참으로 다행입니다.조각품들 경포대에 걸려 있는 멋진 시 한 수. 十二欄干碧玉臺 (십이난간벽옥대) 大瀛春色鏡中開 (대영춘색경중개) 열 두 난간 경포누대 벽옥 같은데 큰 바다의 봄빛이 호수 가운데 열렸구나 綠波澹澹無深淺 (녹파담담무심천) 白鳥雙雙自去來 (백조쌍쌍자거래) 푸른 물결 잔잔하고 깊고 얕은 곳 없는데 백조는 사이좋게 ..

감악산

파주시 적성면 설마리에 있는 해발 674.9m의 산. 바위 사이로 검은 빛과 푸른 빛이 동시에 쏟아져 나온다 하여 감악산(紺岳山), 즉 감색 바위산이라 불렀다. 국내 최초의 출렁다리출렁다리 운계 계곡 폭포범륜사운계 전망대전망대에서 바라본 전경 국도에서 올려다본 출렁다리출렁다리 입구의 휴게소. 직접 만든 두부에 막걸리 한잔. 여행의 맛이다.충혼사 앞의 멋진 소나무. 아쉽게도 말라가고 있다.충혼탑. 6.25전쟁 당시 의용군들이 목숨바쳐 싸운 고랑포 전투. 그를 기리기 위한 탑이다.

인생엔 정답이 없다

인생엔 정답이 없다 다들 말한다. 인생엔 정답이 없다고, 그러나 아버지는 늘 말했다. 인생엔 정답이 있다고, 그 정답은 자기가 쓰는 것이라고... "장사하는 사람은 부지런히 새벽에 일어나 준비하고, 손님이 오면 강아지처럼 뛰어나와 반기면 장사는 잘된다고 했다. "그 사람의 내일이 궁금하다면 오늘 어떻게 사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오늘 어떻게 사느냐가 내일의 답이라는 것이다. "아버지가 가장 많이 하신 말씀, 좋은 날만 계속되면 건조해져서 못써. 햇볕만 늘 쨍쨍해 봐라. 그러면 사막이지. 비도 오고 태풍도 불어야 나쁜 것도 걸러지는거야." "인생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시기는 나쁜 날씨가 이어질 때가 아니라 구름 한 점 없는 날들이 계속될 때라고 했다. "궂은 일이 닥치면 그것이 바로 인생이다. 생각하고 ..

神醫 童奉

신의 동봉(神醫 童奉) 중국에는 3대 신의가 있었습니다. 편작, 화타, 동봉이 그들입니다. 동봉은 환자들을 치료해주고는 돈이나 물품을 받지 않고, 살구나무를 집 주위에 심으라고 했습니다. 중증환자는 5그루, 경증환자는 1그루를 심게했고. 그렇게 했더니 몆년이 지나 동봉의 집 주위는 울창한 살구나무 숲으로 덮히게 되었습니다. 그 숲에서 딴 살구는 신비로운 효험을 보여서 건강식품으로 많은 사람들이 구입해갔습니다. 동봉은 살구 판 돈으로 의원을 운영하고, 가난한 환자들에게는 치료비를 받지 않았습니다. 병의원을 행림(杏林)이라 하는데, 동봉의 살구나무숲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경북의대 출신 의사들중에서 수필 잘 쓰는 이들의 모임이 있고, 그들이 펴낸 수필집 제목이 '행림수필' 입니다. 화타, 편작, 동봉은 의술에서..

書如涼粥 (서여량죽)

식은 죽 먹기 글쓰기 ​그렇게 절망적인 경험을 몇 차례 하고 난 다음에야 요령을 터득했다. 나는 내 지친 뇌가 더 이상 일하기를 거부하는 시점에 당도하면 완성도가 낮더라도 보고서 초안을 서랍 안에 넣어버렸다. 때로는 몇 시간 동안 선잠을 잤다. 며칠 동안 아예 잊고 지내기도 했다. 그런 다음 초안을 꺼내 다시 읽으면, 작전 성공! 모든 결점이 속속들이 보였다. 보고서 수정은 식은 죽 먹기였다. 그 과정은 재미있었고 긴장까지 풀렸다. - 조앤 리프먼의 《더 넥스트》 중에서 - ​ ​글쓰기 요령은 많고 많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최대한 빨리 초안을 써놓고 일정 시간 던져놓았다가 다시 꺼내 손보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쓰지 않아도 됩니다. 생각나는 대로 키워드만 적어도 좋습니다. 그리고 산책이나 운동, ..

그냥 걷기만 하세요

한 걸음, 한 걸음 삶을 내딛습니다. 발걸음을 떼어놓고 또 걷고 걷고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지만 짊어지고 온 발자국은 없습니다. 그냥, 가 버리면 그만인 것이 우리 삶이고 세월입니다. 한 발자국 걷고 걸어온 그 발자국 짊어지고 가지 않듯 우리 삶도 내딛고 나면 뒷발자국 가져오지 말았으면 합니다. 그냥 그냥 살아갈 뿐 짊어지고 가지는 말았으면 하고 말입니다. 다 짊어지고 그 복잡한 짐을 어찌 하겠습니까 그냥 놓고 가는 것이 백번 천번 편한 일입니다. 밀물이 들어오고 다시 밀려 나가고 나면 자취는 없어질 것입니다. 그냥 내버려두세요. 애써 잡으려 하지 마세요. 없어져도 지금 가고 있는 순간의 발자국은 여전히 그대로일 겁니다. 앞으로 새겨질 발자국, 삶의 자취도 마음 쓰지 말고 가세요. 발길 닿는 대로 그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