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 97

‘여든’ 나태주 시인의 봄볕 같은 고백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돼 등단한 후 1973년에 첫 시집 ‘대숲 아래서’를 출간했으니, 그 후로 50여 년 동안 1년에 한 권꼴로 시집을 발표한 셈이다. 나 시인은 “강연과 사람 만남을 멈추고 허방지방 어지럽던 시기에 쓴 글들이 모인 시집”이라며 “시 쓰기만은 멈출 수가 없었고, 어쩌면 시 쓰기를 멈추지 않아 다시금 내가 살아난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번 시집의 키워드는 오늘, 나, 집 등 세 가지다. 나 시인의 시만큼은 ‘뜬구름 잡는 얘기’이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그들만의 세상’이 아니다. 시인은 “누구나 힘든 하루, 집으로 돌아가는 것 자체가 위로와 기쁨”이라며 “나아가 집은 영원의 집, 종언의 장소일 수 있다”고 했다. 어쩌면 시 쓰기의 본질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수..

일본인에게 배워야 할 25가지

●한국인이 일본인에게 배워야 할 25가지 01. 한국인은 사소한 일로 다투기만 해도 지금까지 받은 은혜는 뒷전이 되고 원수가 된다. 일본인은 조폭 이상으로 의리를 중시한다. 한번 신세 지면 죽을 때까지 잊지 않는다. 02. 한국인은 귀한 손님을 모실 때 외식을 즐긴다. 그래야 제대로 대접했다고 생각한다. 일본인은 귀한 손님은 자기 집으로 초대한다. 그래야 정성이라고 생각한다. 03. 한국인은 상다리가 휘게 먹어야 잘 사는 것으로 생각한다. 냉장고는 반찬으로 꽉 채워져 숨쉴 틈이 없다. 일본인은 공기밥에 단무지 3쪽, 김 3장이면 족하게 여긴다. 냉장고는 늘 비어있다. 04. 한국 여성은 대체로 명품 백을 들어야 남부럽지 않다. 하지만 메고 다니는 루이비통의 97%는 가짜라고 한다. 일본 여성도 핸드백을 ..

왜 한국 거리에선 장애인을 보기가 힘든가요?

거리도 깨끗하고, 안전하고, 여러 편의시설도 이렇게나 좋은데, 왜 한국 거리에선 장애인을 보기가 힘든가요? 한국에도 장애인은 많다고 들었는데…." ⓒ 픽사베이   유럽 중심의 서구 여러 나라의 옛날이야기다. 장애인을 그냥 몸이 조금 불편한 사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보려는 노력이 결실을 보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이나 시설도 잘 갖춰진 그들 나라도 옛날에는 이랬다.   고대 그리스, 자타가 인정하는 유럽 문명의 시작이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이름만 들어도, 고귀한 인간 이성의 상징처럼 느껴지지 않는가? 그런 이들이 장애인에 관해서는..., 아 이럴 수가!   플라톤은 그의 저서 국가>에서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는 죽여야 한다는 소크라테스의 주장을 소개하면서, 그런 아..

리버스(reverse) 멘토링

리버스(reverse) 멘토링 초역전의 시대가 다가 왔다. 지금은 자식이 부모보다 똑똑하고, 후배가 선배보다 똑똑하고, 사원이 임원보다 똑똑하고, 병사가 간부보다 똑똑한 세상이다. 그러나 이것은 젊은 사람들의 지능(IQ)이 높아져서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신문명의 주기가 단축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농업혁명은 수천년을 거쳤고 산업혁명은 300여년이 지속되었지만 정보혁명은 30여년에 불과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은 20여년으로 예상되고 뒤이어 나타날 제5차 산업혁명은 불과 15년 정도로 단축될 것이다. 농경사회나 산업사회에서 태어난 사람은 평생 비슷한 환경에서 살다 죽는다. 이런 사회는 나이가 많고 경험이 많을수록 더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건강백세를 추구하는 시대다...

일편단심 민들레야

'일편단심 민들레 이야기'민들레는 밟혀도 밟혀도 끈질긴 자생력으로 찬란한 꽃을 피우는 야생화이다. ​민들레의 근성(根性)은 일편단심(一片丹心)이다. 이 꽃은 큰 뿌리 하나를 곧게 땅속 깊게 내리고 옆으로 실뿌리가 뻗어 있으나 가늘고 빈약하다. ​그러나 큰 뿌리 하나가 땅속 깊게 뿌리를 내림으로써 바람에 흔들려도 쉽게 쓰러지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조용필은 1981년 ‘일편단심 민들레야'를 발표했다. ​그런데 이 노래의 작사자가 ‘이주현’이라는 여성이다.​당시(1981년) 72세의 이 여사는 납북된 남편을 그리워하며 쓴 자전적인 이야기를 신문에 투고(投稿)했는데 이를 본 조용필이 가사로 만들 것을 제안하여 노래로 탄생한 것이다. ​그녀의 사연은 이랬다. 50년 전 그녀는 동아일보 국장이던 남..

소주병

🍾 소주병 너는 술병 나는 속병 너는 처음처럼 나를 찾고 나는 매일같이 너를 찾지 너는 참이슬 나는 밤이슬 처음엔 불만 해소 나중엔 숙취 해소 시작할 땐 쓰디쓴 맛 끝나갈 땐 달달한 맛 네 속 비우고 나면 내 속 비참해지고 너의 몸은 가뿐하고 나의 숨은 가빠지고 네 생애 일장춘몽 내 생각 비몽사몽 처음엔 두 발로 나중엔 네 발로 시작은 술한잔 나중엔 술주정 시작할 땐 음주가무 집에 갈 땐 음주단속 어떤 시인이 썼는지 몰라도 그럴듯 하다. 술이란? 술은 정직한 친구다. 마신만큼 취하니까.. 한번 만난 친구도 한잔술 주고 받으면 좋은 친구가 되고 잔소리도 콧노래로 들리게 하는 착한 놈.. 할 일 없는 백수도 한잔하면 백만장자가 되고 내일 삼수갑산에 갈 망정 마시는 순간 만큼은 즐거운.. "사흘에 한 번 마시..

순자ㅡ권학편

君子曰:學不可以已。青、取之於藍,而青於藍;冰、水為之,而寒於水。木直中繩,輮以為輪,其曲中規,雖有槁暴,不復挺者,輮使之然也。故木受繩則直,金就礪則利,君子博學而日參省乎己,則智明而行無過矣。 2 故不登高山,不知天之高也;不臨深谿,不知地之厚也;不聞先王之遺言,不知學問之大也。干、越、夷、貉之子,生而同聲,長而異俗,教使之然也。 3 《詩》曰:「嗟爾君子,無恆安息。靖共爾位,好是正直。神之聽之,介爾景福。」神莫大於化道,福莫長於無禍。 4 吾嘗終日而思矣,不如須臾之所學也。吾嘗跂而望矣,不如登高之博見也。登高而招,臂非加長也,而見者遠;順風而呼,聲非加疾也,而聞者彰。假輿馬者,非利足也,而致千里;假舟楫者,非能水也,而絕江河。君子生非異也,善假於物也。 5 南方有鳥焉,名曰蒙鳩,以羽為巢,而編之以髮,繫之葦苕,風至苕折,卵破子死。巢非不完也,所繫者然也。西方有木焉,名曰射干,莖長四..

狄仁傑(적인걸)

약롱중물(藥籠中物) – 약상자 속의 약, 꼭 필요한 물건이나 인물잘 되라고 충고해주는 말을 귀담아 듣기는 어렵다.이렇게 말하면 바로 떠오르는 좋은 명구가 있다. 바로 良藥苦口 忠言逆耳(양약고구 충언역이)다. 몸에 이로운 약은 대체로 쓴 것이 많아 삼키기 어렵고,옳은 행동을 하라고 이끄는 말은 귀에 거슬린다. 중국 唐(당)나라 太宗(태종)에 지겹도록 충언으로 간하여 貞觀之治(정관지치)로 이끈 魏徵(위징)의 兼聽則明(겸청즉명)도 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이면 현명해진다는 말이다.구급낭에는 꼭 필요한 약만 있듯이 약 바구니(藥籠) 속에 들어있는 물건(中物)이라면 필수 약품이다. 항상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수 있으니 더욱 소중하다. 여기에서 자기에 꼭 필요한 사람이거나 가까이 사귀어 자기편으로 만든 사..

어떤 묘비의 글

♤ 어떤 묘비의 글 (The words written on a tombstone) 서양인들의 묘지는 한국처럼 저 멀리 산에 있는 게 아니라 동네 가운데 혹은 성당 뜰에 있습니다. 거기 가지런히 줄 지어 서 있는 묘비 에는 앞서 간 이에 대한 추모의 글이나 아쉬움의 인사가 새겨져 있습니다. 한 사람이 묘지를 돌며 묘비에 쓰여진 글을 읽다가 어떤 묘 앞에서 발길을 멈추게 되었습니다. 그 묘비의 글이 흥미로웠기 때문입니다. 글은 단 세 줄이었습니다. “나도 전에는 당신처럼 그 자리에 그렇게 서 있었소.” 순간 웃음이 터졌습니다. 두 번째 줄이 이어졌습니다. “나도 전에는 당신처럼 그 곳에서 그렇게 웃고 있었소.” 이 글을 읽자 그는 '이게 그냥 재미로 쓴 것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자세를 가다듬고 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