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돼 등단한 후 1973년에 첫 시집 ‘대숲 아래서’를 출간했으니, 그 후로 50여 년 동안 1년에 한 권꼴로 시집을 발표한 셈이다. 나 시인은 “강연과 사람 만남을 멈추고 허방지방 어지럽던 시기에 쓴 글들이 모인 시집”이라며 “시 쓰기만은 멈출 수가 없었고, 어쩌면 시 쓰기를 멈추지 않아 다시금 내가 살아난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번 시집의 키워드는 오늘, 나, 집 등 세 가지다. 나 시인의 시만큼은 ‘뜬구름 잡는 얘기’이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그들만의 세상’이 아니다. 시인은 “누구나 힘든 하루, 집으로 돌아가는 것 자체가 위로와 기쁨”이라며 “나아가 집은 영원의 집, 종언의 장소일 수 있다”고 했다. 어쩌면 시 쓰기의 본질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