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 84

人口是碑

인구시비(人口是碑) '인구(人口)'는 사람 입이고, '시비(是碑)'는 비석의 의미로 사람의 입이 비석이라는 뜻이다. 당호 진묵(震默1562~1633)스님은 김제 만경 불거촌(佛居村) 사람으로 7세에 아버지를 잃고 전주 봉서사(鳳棲寺)에서 중이 되었다. 이름은 일옥(一玉)으로 영특하여 가르침을 받지 않고 불경의 깊은 뜻을 깨달았다고 '진묵조사유적고'에 전한다. 일옥이 '주자강목' 한 질을 빌려 읽고는 길바닥에 버렸다. '왜 버렸느냐'고 묻자 '책속의 글을 줄줄 외면서 뜻만 취했으면 그만이지'라고 말했다. '인구시비'는 입으로 전하는 구전(口傳)이 곧 비석이라는 말이다. 이는 구비문학(口碑文學)·유동(流動) 문학·표박(漂迫)문학·적층(積層)문학 외 설화·민요·무가판소리·속담·수수께끼 등도 이에 속한다. '문..

白碑

백비(白碑)가 보여주는 청렴한 삶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속담처럼 사람은 세상에 남기는 명예를 매우 중요시합니다. 그런데 전남 장성 소나무 숲 한 묘지 앞을 지키는 낯선 비석이 있는데 이름뿐만 아니라 아무런 글도 쓰여 있지 않은 '백비(白碑)'가 있습니다. 이곳에 묻힌 이는 조선 중기 청백리로 이름난 박수량(1491~1554)의 묘지였습니다. 그는 예조참판, 형조판서, 호조판서 등 높은 관직들을 역임했습니다. 조정에 출사 한 시기가 38년이나 되고 재상에 이르는 직위에까지 올랐지만, 집 한 칸 마련하지 못할 정도로 청빈한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그가 죽었을 때 집에 돈이 없어 가족이 상여를 메고 고향도 가지 못하니 신하들이 임금께 청하여 겨우 장사를 치렀다.' - ..

길...

'길’은 사람들이 정말 자주 쓰는 흔한 말이다. 나는 이상하게 이 한 글자 단어가 오래전부터 참 좋았다. 그 어감이 입에 착 감긴다. 긴 세월 오랜 친구처럼 다정하게 긴 여운을 준다. 에움길.... 이 뜻을 모르는 이도 많을 것 같다. ‘빙 둘러서 가는 멀고 굽은 길’이라는 뜻이다. 둘레를 빙 '둘러싸다’는 동사 ‘에우다’에서 나왔다. 지름길은 질러가서 가까운 길이고.... 에움길은 에둘러 가서 먼 길이다. ‘길’은 순수 우리말이다. 한자를 쓰기 전부터 길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신라 향가에도 나온다. 길을 지칭하는 말들은 거의 우리말이다. 그런데 길 이름에는.. 질러가거나 넓은 길보다 돌아가거나 좁고 험한 길에 붙은 이름이 훨씬 많다. 우리네 인생사처럼 말이다. 집 뒤편의 뒤안길, 마을의 좁은 골목길을 ..

敬次尊姑只一堂韵

공경하는 시어머님 지일당의 운에 따라 (정사년 1797년에) 敬次尊姑只一堂韵 [경차존고지일당운] 丁巳[정사] / 姜至德[강지덕] 下學須敦倫[하학수돈륜] : 공부의 끝은 마땅히 인륜에 힘써야하니 慈幼且安老[자유저안로] : 자비와 사랑 공경하며 편안히 대접하리라. 直轡從此行[직비종차행] : 곧은 법을 따라 이리 행하니 自是坦坦道[자시탄탄도] : 진실로 이것이 탄탄한 이치랍니다. 송웅영씨께서 올려주신 원시 原韵[원운] 시어머님[지일당]의 운 春來花正盛[춘래화정성] : 봄이 오니 꽃들은 때 맞추어 무성하지만 歲去人漸老[세거인점로] : 세월이 가니 사람은 늙어만 가네. 歎息將何爲[탄식장하위] : 한숨 쉬며 한탄한들 장차 무엇 하리오 只要一善道[지요일선도] : 다만 착하고 바른 도리 하나만이 중요하리니. 靜一堂遺稿..

마음이 청춘이면

마음이 청춘이면 몸도 靑春이 된다. 인간은 움직이지 않으면 쉽게 老化 된다. 인간의 수명이 얼마나 되는가 ? 하는 논리는 예로부터 있어 왔다. 성경에는 수명이 120歲로 나온다. (창세기 6章 3節) 현대 의학자들도 비슷하게 125歲 까지로 보고 있는 것 같다. 통계청에서도 현재 65歲를 넘은 사람의 평균 수명이 91歲라고 발표한 것을 보면, 人生 칠십은 옛말이고, 人生 百歲 시대가 온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요즘은 또 '人生 百年 四季節說' 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25歲까지가 '봄(春)', 50歲까지가 '여름(夏)', 75歲까지가'가을(秋)', 100歲까지가 '겨울(冬)' 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른다면 70歲 노인은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만추 쯤 되는 것이오, 80歲 노인은 初겨울에 접어든 셈이..

기억력을 유지하는 방법

기억력을 유지하는 방법 기억 상실을 경험하고 건망증이 심해지는 것은 노화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기억력을 유지하는 방법은 없을까? 40년 넘게 뇌를 연구해 온 해컨색(Hackensack)의대의 개리 스몰 교수는 미국 주말 뉴스 매거진 ‘퍼레이드(Parade)’와의 인터뷰에서 “사람은 기억력 유지와 뇌 건강에 관해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통제권을 갖고 있다”며 기억력 유지를 위한 간단한 3단계 기술을 소개했다. 그는 “노화와 관련된 기억력 감퇴를 보상하는 다양한 방법은 세 단어로 요약될 수 있다”며 “보기, 찍기, 연결하기가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보기’는 주의를 집중하라는 의미이다. 그는 “사람들이 잊어버리는 가장 큰 이유는 주의가 산만해져서 처음부터 정보를 배우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삼척 여행

하루종일 비가 내리는데 마을회관에서 여행을 떠난다. 삼척. 삼척 이사부 사자바위바닷가 횟집에서 점심케이블카 이어서 천곡동굴동굴여행을 끝으로 일정 끝. 아침 7시에 출발. 오후 3시에 귀경 버스를 탄다. 하루 일정으로는 좀 부족한 감을 지울 수 없다. 원래 계획은 바닷가 둘레길을 4~5km 정도 걸을 계획이었으나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 돌아서야 했다. 돌아오는 차 안. 관광버스 실내 디스코 메들리에 맞춰 흥겹게... 늦게까지 이렇게 마무리를 했다.

마당 벽화

김포에 위치한 인향마을학우가 이곳에 벽화를 그렸다.마당카페 가는 입구벽화는 마당카페 주인이 그렸다.고양이 세마리그림을 그린이는 화가이면서 도슨트로 활동 중인 분이다.도슨트란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에서 전시작품을 설명하는 전문 안내인을 말한다.  환대속에 카페에 들렸다.뒷동산에서 채취한 두릅순 무침내 좋아하는 스파게티.야채 사라다한 상 잘 받았다.여기에 한잔 술이 보태지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술병과 약병 사이

어느 시인이 읊었다. "아! 인생 고작 꽃병과 약병 그 사이에 있던 것을.." 덧없는 삶, 순식간에 사라지는 젊음을 이렇게 노래했다. 생각해 보니 인생이 꽃병과 약병 사이라는 것은 그래도 행복한 삶이다. 예쁘지 않은 꽃이 세상에 어디에 있으랴. 그 아름다운 꽃병 사이에서 살았으니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반면 고달픈 인생살이는 어떨까? 꽃병은 커녕 빈병도 없는 삶. 그 삶에 술마저 없었다면 어떻게 견뎠으랴. 늙으면 누구나 약 한 두 가지는 먹게 된다. 각종 노환으로 약병을 끼고 산다. 어쩔수 없는 삶이다. 이 순간 되돌아보니 꽃병과 약병 사이 술병과 약병 사이 그 무슨 차이가 있을까, 꽃도 예쁘고, 술은 더 즐거운데 꽃과 술. 그 둘이 같이 있으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 한 옛날 봄꽃 만발한 들녘에서 ..

往者不追 來子不拒

往者不追(왕자불추) / 孟子 가고(往)오는(來)것은 인생을 살면서 피할 수 없는일 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다가올 때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떠날 때도 있습니다. 세월도 마찬가지 입니다. 내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나에게서 멀어지기도 하지요. 가는 세월을 붙잡으려 아무리 애쓰고 노력해 보았자 다시 올리 없고. 오는 세월 거부해 보았자 막을수도 없습니다. 춘하추동,계절의 순환과 우주의 시간 흐름 은 인간의 힘으로 어쩔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다가 오는 시간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지나가는 세월을 미련없이 떠나보 낼 수 있는 삶의철학이 필요한 때입니다. (맹자)에 "떠나가는 것은 쫓아가지 말고 오는 것은 막지말라"는구절이 있습니다. 往者不追,來子不拒 ( 왕자불추, 래자불거) 가는 것은 무리하게 쫓아 가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