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아무리 맛없어도 두 되 정도 마시고 베가 아무리 거칠어도 두 겹으로 껴입네. 좋고 나쁜 건 달라도 취하는 것과 따뜻한 건 다르지 않고 아내가 못생기고 사나워도 늙을 때까지 함께 사네. 벼슬하지 않은채 뜻을 구하고 의로움을 따르며, 궁문의 먼지와 북쪽 창문의 바람을 비교하려 하지 않네. 백 년 세월 길어 보여도 끝이 있게 마련인데, 부자로 죽는 게 가난하게 사는 것보다 못하다 할 수는 없지만 진주와 보옥을 그대의 죽은 몸 곁에 둔다면 천년을 멀쩡히 있다가 번숭(樊崇) 같은 도적을 만날 수도 있네 스스로 만족해하는 문장이란 못 읽고 못 듣는 이들을 속이는 것인데 누가 하루아침에 부귀하게 만들어주고 젊음을 지켜 주겠는가? 달인은 스스로 술의 공로가 무엇인지 아나니 세상 모든 시비와 고락은 원래 공(空)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