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24 5

胸有成竹

흉유성죽(胸有成竹) '대나무 그림을 그리기 이전에 마음 속에 이미 완성된 대나무 그림이 있다'는 뜻으로, 일을 처리하는데 있어 이미 계산이 모두 서 있음을 비유하는 사자성어다 문여가는 중국 북송의 문인이자 화가다. 시문과 글씨, 대나무 (죽화)에 특히 뛰어 났으며 인품이 고결하다 그는 일찍이 화죽기 花竹記)라는 책에서 대나무를 그리려면, 먼저 마음 속에 대나무를 완성해야 한다라고 했다 생동적인 대나무를 그리기 위하여 많은 대나무를 심어 두고 매일 관찰하며 대나무의 특징과 모습을 기억해 두었다 당시 유명한 한 문인은 문여가가 대나무를 그릴 때, ''완전한 대나무가 이미 그의 가슴 속에 있었다''라고 칭송하였다. 흉유성죽(胸有成竹)은 성죽재흉(成竹在胸)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일을 하기 전에 완전한 계획을 구..

산수유에게

산수유에게/ 정호승 늙어가는 아버지를 용서하라 너는 봄이 오지 않아도 꽃으로 피어나지만 나는 봄이 와도 꽃으로 피어나지 않는다 봄이 가도 꽃잎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내 평생 꽃으로 피어나는 사람을 아름다워했으나 이제는 사람이 꽃으로 피어나길 바라지 않는다 사람이 꽃처럼 열매 맺길 바라지 않는다 늙어간다고 사랑을 잃겠느냐 늙어간다고 사랑도 늙겠느냐 (정호승 시인의 시 '산수유' 전문) 인용한 시 '산수유'에서도 엿볼 수 있지만 시 '불빛'에서도 시인의 哀想이 여실히 드러난다. "때때로 과거에 환하게 불이 켜질 때가 있다 처음엔 어두운 터널 끝에서 차차 밝아오다가 터널을 통과하는 순간 갑자기 확 밝아오는 불빛처럼 과거에 환하게 불이 켜질 때가 있다 특히 어두운 과거의 불행에 환하게 불이 켜져 온 언덕을 뒤덮은..

霜降

먼 길 가다 잠시 쉬러 들어온 이 애잔, 그대의 행장이려니 움켜쥐려 하자 손등에 반짝이는 물기 빛살 속으로 손을 디밀어도 온기가 없다 나는 삯 진 여름 지나온 것일까 놓친 것이 많았다니 그대도 지금은 해 길이만큼 줄였겠구나 어디서 풀벌레 운다, 귀먹고 눈도 먹먹한데 찢어지게 가난한 저 울음 상자는 왜 텅 빈 바람 소리까지 담아두려는 것일까 --김명인,『여행자나무』(문학과지성사, 2013) 올해로 등단 40년을 맞은 김 시인의 시 세계를 관통해온 것은 '몸의 기억'이다. '김명인 시'에 등장하는 이들은 대부분 고향을 잃고 부랑의 운명을 걸머진 채 헐벗은 길 위에 선 사람들이었다. 이번 시집엔 어느덧 노년에 이른 시인이 스스로 변화된 몸에서 길어 올리는 깨달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낙인처럼 찍혔던 트라우마..

조선 名技들의 戀詩

조선 명기(名技)들의 연시(戀詩) 그대에게 / 부안기생 매창 봄 오고 그댄 오지 않으니 바라보아도 바라보아도 덧없는 마음 들여다보는 거울엔 먼지가 끼어 거문고 가락만 달 아래 흐르네 취하신 임께 / 부안기생 매창 취하신 임 사정없이 날 끌어단 끝내는 비단적삼 찢어놓았지 적삼 하날 아껴서 그러는 게 아니어 맺힌 정 끊어질까 두려워서 그렇지 말위에서 시를 읊는다 / 성천기생 채소염 성천 길 위에 말 멈추니 꽃 지는 봄날 두견새 시름일세 물길은 평양으로 통하고 땅은 강선루에 잇닿았네 송도 기생 황진이의 시 모음 상사몽 / 황진이 꿈길밖에 길이 없어 꿈길로 가니 그님은 나를 찾아 길 떠나셨네 이뒤엘랑 밤마다 어긋나는 꿈 같이 떠나 노중에서 만나기를 지고 相思相見只憑夢 (상사상견지빙몽) 그리워라, 만날 길은 꿈길..

不如學也

.....................................10월24일 298. 不如學也 배우는 것만 같지 못하였다 子曰 吾嘗終日不食 終夜不寢 以思無益 不如學也 (오상종일불식 종야불침 이사 무익 불여학야)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셨다. “내 일찍이 종일토록 밥을 먹지 않으며 밤새도록 잠을 자지 않고서 생각하니, 유익함이 없었다. 배우는 것만 같지 못하였다.” (衛靈公 30) 此는 爲思而不學者言之니 蓋勞心以必求가 不如遜志而自得也라 이것은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는 자를 위하여 말씀하신 것이다. 마음을 수고롭게 하여 반드시 구하려고 하는 것이 마음을 겸손히 하여 스스로 아는 것만 같지 못하다. 李氏 曰夫子非思而不學者시되 特垂語以敎人爾라 이씨(李氏)가 말하였다. “부자(夫子)는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