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이 벼가 익으면 고개를 숙이듯 사람도 나이 들면 허리 목이 구부러져 어쩔 수 없이 머리를 숙이게 된다. 세월이 가면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익어가는 거다. 用不用說 늙은이 잠들면 저승사자가 데려갈까 두려워 이리저리 뒤척이며 잠 못 이룰 제 우연히 하초를 더듬다가 두 공알 축 처진 삶은 가지를 건드렸네 공알은 굴리고 가지는 주물주물 움찔움찔 찌릿찌릿 이상한 느낌 이게 뭔 일이래 기분 묘해지는데 用不用說이라 밤마다 이어지니 생기가 도네 두어 달 지나자 저승사잔 멀어지고 춘심이 생각만 간절한데 불러도 응할 할매 없으니 소용없는 꿈이어라 진작에 하나 만들어 둘 걸 후회 막급인데 이제라도 늦지 않았어 네 마음을 전해 봐. 지금 바로! 아이야, 望九 늙은이 주책떤다 흉보지 마라 너도 얼마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