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 226

165. 九日登望仙臺呈劉明府 / 崔曙

165. 九日登望仙臺呈劉明府 / 崔曙 중양절에 망선대에 올라 유명부에게   漢文皇帝有髙臺 (한문황제유고대) 한나라 문제에겐 높은 누대가 있었는데此日登臨曙色開 (차일등임서색개) 이날 올라가 굽어보니 새벽 동이 훤하게 튼다.三晉雲山皆北向 (삼진운산개북향) 삼진의 구름산은 모두 북쪽을 향하고二陵風雨自東來 (이릉풍우자동래) 이릉의 비바람은 동쪽에서 불어오네.闗門令尹誰能識 (관문영윤수능식) 관문의 영윤을 누가 알아보나河上仙翁去不回 (하상선옹거불회) 하상공은 떠난 후 돌아오지 않는다.我欲近尋彭澤宰 (아욕근심팽택재) 나는 가까이 있는 팽택령을 찾아가陶然共醉菊花盃 (도연공취국화배) 국화주 함께 마시며 거나하게 취하련다.     九日:9월9일 중양절. 옛날에는 높은 곳에 올라 국화를 감상하는 습속이 있었다. 西京雜記..

164. 望薊門 / 祖詠

164. 望薊門 / 祖詠 계문을 바라보며   燕臺一望客心驚 (연대일망객심경) 연대에 올라 바라보니 나그네 마음이 놀라운데簫鼔喧喧漢將營 (소고훤훤한장영) 통소와 북소리가 한나라 장군 진영에서 떠들썩하다.萬里寒光生積雪 (만리한광생적설) 만 리 차가운 빛은 쌓인 눈에서 생기고三邉曙色動危旌 (삼변서색동위정) 변방의 새벽빛은 높이 단 깃발을 움직인다.沙場烽火侵胡月 (사장봉화침호월) 모래벌판의 봉화는 변방의 달을 침범하고海畔雲山擁薊城 (해반운산옹계성) 바닷가의 구름 낀 산은 계성을 에워쌌다.少小雖非投筆吏 (소소수비투필리) 젊어서 붓을 던진 벼슬아치는 아니었지만 論功還欲請長纓 (논공환욕청장영) 공적을 논하고파 다시 긴 끈을 청하려 하네.     薊門:(삽주 계), 계문관. 지금의 북경시에 있다. 이 시는 조영의 ..

163. 行經華陰 / 崔顥

163. 行經華陰 / 崔顥 화음현을 지나며   岧峣太華俯咸京 (초요태화부함경) 높고 높은 화산은 함양을 굽어보는데天外三峰削不成 (천외삼봉삭불성) 저 높은 삼봉은 인력으로 깎아서 만들 수는 없다.武帝祠前雲欲散 (무제사전운욕산) 한무제 사당 앞엔 구름이 흩어지려하고仙人掌上雨初晴 (선인장상우초청) 선인장 봉우리에 내리는 비 비로소 갠다.河山北枕秦闗險 (하산북침진관험) 강과 산은 북쪽으로 험한 진관을 베고 있고驛路西連漢畤平 (역로서연한치평) 역참 큰길은 서쪽으로 평평하게 한나라 제사 터에 연해있다.借問路傍名利客 (차문로방명리객) 명리를 쫒는 길가의 나그네에게 물어보나니何如此處學長生 (하여차처학장생) 이곳에서 장생술을 배우는 게 어떠한가?    華陰(화음):지금의 섬서 화음현. 城은 화산 발치에 있다. 岧峣(산 ..

162. 黄鶴楼 / 崔顥

칠언율시 162. 黄鶴楼 / 崔顥 황학루   昔人已乘黄鶴去 (석인이승황학거) 선인은 이미 황학 타고 떠났고此地空餘黄鶴楼 (차지공여황학루) 이 땅은 텅 비어 황학루만 남았네.黄鶴一去不復返 (황학일거불부반) 황학은 한번 가서 다시 돌아오지 않는데白雲千載空悠悠 (백운천재공유유) 흰 구름만 천년토록 유유히 떠다닌다.晴川歴歴漢陽樹 (청천역력한양수) 맑게 갠 강가에 또렷한 것은 한양의 나무요芳草萋萋鸚鵡洲 (방초처처앵무주) 향기로운 풀 무성한 곳은 앵무섬이다.日暮鄉闗何處是 (일모향관하처시) 해는 저무는데 고향은 어디인가? 烟波江上使人愁 (연파강상사인수) 안개 자욱한 강가는 수심에 젖게 하네.     黄鶴楼(황학루):호북 무한 황학산 서북쪽 황학물가에 강과 마주하고 서있다. 전설에 신선이 왕자를 안전하게 황학에 태워..

그리운 전화기

IT가 발전하면서 글과 말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동안 책, 신문, 편지로 글을 써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였지만 이제는 카톡, 페이스북 등으로 글을 쓴다. 종이가 아니라 휴대폰 화면으로 전달한다. 말도 마찬가지이다. 유튜브가 라디오, TV를 대신하고 있다. 1인 방송이 가능한 시대이다. 전화기는 유선이나 무선 전파를 통해서 멀리 있는 사람과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한 기계이다. 1845년 모스(Morse,S.F.B.)가 전신을 발명한 다음해 영국에서 나팔모양의 확성기에 압축공기를 불어넣어 음을 내는 일종의 기적(汽笛) 장치가 고안되었다. 이 장치를 그리스어의 텔(tel:먼 곳에)과 폰(phon:音)의 합성어인 텔레폰(telephone)이라고 이름하였다. 우리나라에 전화가 들어와 ..

水淸無大魚

수청무대어(水淸無大魚) - 물이 너무 맑으면 물고기가 없다. 너무 까다롭게 굴면 사람이 떠난다. 일관되게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규칙이나 법칙이 原則(원칙)이다. 조그만 일이나 급한 일이라 하더라도 기본은 지켜야 한다고 ‘베는 석 자라도 틀은 틀대로 해야 된다’는 가르침이 있다. 하지만 모든 일에 고지식하게 원칙을 지켜야 할까. 링컨이 말했다. ‘중요한 원칙들은 융통성이 있을 수 있고 또 있어야 한다.’ 사람이 생활하면서 지나치게 원칙을 지키고 똑똑한 체 엄하게 굴면 주변에 사람이 모이지 않기 마련이다. 강직한 것도 경우에 따라서 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물이 너무 맑으면(水淸) 큰 고기가 모이지 않는다(無大魚)는 말도 이런 교훈을 담았다. 중국 後漢(후한) 초기 班超(반초, 33~102)는 ‘호..

희귀병

"암이 아니라니 다행인데, 그럼 무슨 병입니까?" "글쎄 그건 우리도 몰라요. 피부에 났으면 알겠지만 의장, 췌장, 횡경막에 시꺼멓게 들러붙었으니 그게 무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수술 후 거의 2주만에 결과가 나왔다. 2주 전인 6월25일 동생이 급한 병으로 입원을 하여 무려 12시간의 대수술을 받았다. 위장은 다 떼어내고 뱃속을 뒤집어 검은 덩어리 5개를 제거했다. 그게 암덩어리인줄 알고 온 가족들이 걱정해 마지 않았다. 나이 70에 벌써 죽으면 안 되는데... 집안이 거의 초상집 분위기였다. 2주가 지난 오늘. 면회가 안 되는데도 멀찌감치서 동생의 모습을 보는데 그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온몸에 링거 등 약물주머니 7~8개를 달고 부축용의자를 잡고 비척비척 걷는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우리..

오늘 같이 비가 내리는 날은/ 윤보영

오늘 같이 비가 내리는 날은/ 윤보영비가 내리는군요.내리는 비에그리움이 젖을까봐마음의 우산을 준비했습니다.보고 싶은 그대. 오늘같이비가 내리는 날은그대 찾아 갑니다.그립다 못해 비가 됩니다. 내리는 비에는 옷이 젖지만쏟아지는 그리움에는마음이 젖는군요.벗을 수도 없고말릴 수도 없고. 비 내리는 날은하늘이 어둡습니다.그러나 마음을 열면맑은 하늘이 보입니다.그 하늘당신이니까요. 빗물에 하루를 지우고그 자리에그대 생각 넣을 수 있어비 오는 날 저녁을 좋아합니다.그리움 담고 사는 나는. 늦은 밤인데도정신이 더 맑아지는 것을 보면그대 생각이 비처럼내 마음을 씻어주고 있나봅니다. 비가 내립니다.내 마음에 빗물을 담아촉촉한 가슴이 되면꽃씨를 뿌리렵니다.그 꽃씨당신입니다. 비가 오면우산으로 그리움을 가리고바람 불 때면가..

80세 벽을 허물자

80세의 벽을 허물자 ㅡ  오만이 (묵고놀기 연구소)세상을 살다보면 어느 순간 내가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때가 있다. 내가 모르는 것이 있다면 언제 죽을지, 왜 죽을지, 어떻게 죽을지, 어디서 죽을지의 4가지이다.친구로부터 선물 받고서 묵혀 둔 책을 며칠 전에서야 읽었다. 세계 최고의 장수국가인 일본에서 목숨이 다할 때까지 하고 싶은 일을 하고,좋아하는 음식을 즐기며 자유롭게 독립적으로 살기를 원하는 노인들이 어떻게 80대의 벽을 넘느냐에 대한 문제를 다룬 책이다.2022년 5월, 일본에서 발간된 한 권의 책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화제를 모았다. "80세의 벽을 슬기롭게 넘어서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20년을 마주할 수 있다"고 하는이 책은 노년의 건강..

잠시 멈춰야지

며칠 동안 고생해서 편집을 끝내고제책 의뢰를 했더니 연락이 왔다. "A4(46 배판)으로 해 드릴까요?""아니요, A4는 용지가 너무 커서 책꽂이에 넣기도 불편해요.그보다 작게 만들어 주세요.""그럼 크라운판으로 해 드릴게요. ...그러려면 다시 편집해야 되는데..""알았어요. 다시 만들어 보내드릴게요." 편집할 때 규격 선택을 깜빡한 게 원인이다.기껏 해 놓은 것을 다시 만들려니 기분이 영 찝찔하다.  생각해 본다.어찌하여 매년 상.하반기마다 책자를 만드는가?그것도 내가 쓴 것은 몇 편 되지도 않은, 거의 남의 글 베낀 것을...그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벌써 10여 년째 그 짓을 하고 있나?남에게 보여주기 위함인가? 자기 만족인가? 이젠 이 짓도 잠시 멈춰야겠다.내가 만들어 놓고 들춰 보지도 않고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