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 226

217. 竹里館 / 王維

217. 竹里館 / 王維 죽리관   獨坐幽篁裏 (독좌유황리) 홀로 깊은 대나무 숲에 앉아 彈琴復長嘯 (탄금복장소) 거문고 타다가 다시 휘파람을 길게 분다.深林人不知 (심림인부지) 깊은 숲이라 사람들 알지 못하고明月來相照 (명월래상조) 밝은 달이 찾아와서 비추어준다.     竹里館(죽리관):왕유의 輞川 별장주변 20경 중의 한 장면. 篁:대숲 황. 長嘯(장소):구멍을 짚어 길고 맑은 가느다란 소리를 내며, 그 주요한 기능은 격동하는 심사에 물길을 트게 하는 데 있다. 封氏聞見記>에 말하기를 “사람들의 생각하는 바가 즉 긴 휘파람이며, 고로 음악은 즉 읊어 부르는 것이고, 우울한 즉 찬탄이며, 생각이 곧 긴 휘파람 이다"라 했다.     【해설】이 시는 은자가 한적한 생활의 정취를 읊은 시다. 시에 ..

216. 鹿柴 / 王維

오언절구 216. 鹿柴 / 王維 녹채   空山不見人 (공산불견인) 텅 빈 산엔 사람은 보이지 않고但聞人語響 (단문인어향) 사람들 말소리만 들린다.返影入深林 (반영입심림) 저녁 햇살이 깊은 숲에 들어와復照青苔上 (부조청태상) 다시 푸른 이끼에 비친다.     柴(울짱 채):寨(나무우리 채)와 통한다. 鹿柴(녹채):농기구 같이 생긴 나무 가지로 만든 울타리로 그 모양이 사슴뿔 같이 생겼다고 해서 이렇게 부른다. 이는 왕유의 망천 별장의 한 장면이다. 왕유는 輞川集>에 시 20수를 수록했는데, 그중의 한 수이다. 返影(반영):해가 지며 빛이 반사된다.     【해설】이 시는 寫景詩다. 싸리문 옆에서 저녁 무렵의 깊고 고요한 경치를 묘사했다. 시의 절묘한 곳은, 움직임으로써 고요함을 돋보이게 하고, 부분으..

215. 獨不見 / 沈佺期

215. 獨不見 / 沈佺期 홀로 못 만나   盧家少婦欝金堂 (노가소부울금당) 노씨댁 어린 며느리 사는 울금향 나는 방에海燕雙棲玳瑁梁 (해연쌍서대모량) 바다제비 한 쌍이 대모 들보에 둥지를 틀었네.九月寒砧催木葉 (구월한침최목엽) 구월 차가운 다듬잇돌은 낙엽을 재촉하는데十年征戍憶遼陽 (십년정수억요양) 십 년이나 수자리 떠난 요동땅을 생각한다.白狼河北音書斷 (백랑하북음서단) 백랑하 북쪽은 소식이 끊기고丹鳳城南秋夜長 (단봉성남추야장) 단봉성 남쪽에 가을밤이 길구나.誰知含愁獨不見 (수지함수독불견) 누가 아는가? 근심을 머금은 독불견> 노래를更教明月照流黄 (갱교명월조유황) 더구나 밝은 달이 비단 휘장을 비추게 하는데.     獨不見(독불견):악부가 이름. 이 시는 비록 악부류에 속하지만 실지로는 칠언율시다. 盧家..

214. 貧女 / 秦韜玉

214. 貧女 / 秦韜玉 가난한 처녀   蓬門未識綺羅香 (봉문미지기라향) 쑥대문에서는 비단 향을 알지도 못하는데 擬託良媒益自傷 (의탁양모익자상) 좋은 중매인에게 의탁할까 하니 더욱 맘이 상하네.誰愛風流髙格調 (수애풍류고격조) 누가 풍류와 높은 격조를 사랑하는가 共憐時世儉梳粧 (공연시세검소장) 당시에는 검소한 화장을 모두 어여삐 여겼는데.敢將十指誇纎巧 (감장십지과섬교) 감히 열 손가락으로 자수 솜씨는 자랑해도不把雙眉斗畫長 (불파쌍미두화장) 두 눈썹을 길게 그리는 것과는 다투지 않았다.每恨年年壓金線 (매한년년압금선) 매번 한스러운 것은, 해마다 꽃문양의 수를 놓아為他人作嫁衣裳 (위타인작가의상) 남을 위해 혼례복을 만드는 것이라네.     이 시는 작자가 빈녀를 빌어 자신의 신세를 스스로 슬퍼하며, 자기의..

213. 宫詞 / 薛逢

213. 宫詞 / 薛逢 궁사   十二樓中盡曉妝 (십이루중진효장) 열두 누각 안에서 새벽 화장 마치고 望仙樓上望君王 (망선루상망군왕) 망선루에서 임금이 오시기 기다리네.鎖銜金獸連環冷 (쇄함금수연환냉) 재갈 물린 짐승 모양 문고리는 차가운데水滴銅龍晝漏長 (수적동룡주루장) 물받이 동룡에 물 떨어지는 한낮은 길기만 하다.雲髻罷梳還對鏡 (운계파소환대경) 구름머리 화장 끝내고 다시 거울을 마주하며羅衣欲換更添香 (라의욕환갱첨향) 비단옷 갈아입으려고 향수 다시 뿌린다.遥窺正殿簾開處 (요규정전렴개처) 정전의 발이 열린 곳 멀리 엿보니袍袴宫人掃御牀 (포고궁인소어상) 짧은 웃옷 덧바지 입은 궁녀들 임금의 용상 쓸고 있네.     十二樓(십이루):史記. 封禪書>에 기재되어 있으며, 후에 “오성루", “십이루"는 선인들이 거..

212. 蘇武廟 / 温庭筠

212. 蘇武廟 / 温庭筠 소무의 사당   蘇武魂銷漢使前 (소무혼소한사전) 소무는 한나라 사신 앞에서 넋이 나가서古祠髙樹兩茫然 (고사고수양망연) 옛 사당과 고목들 보고 두 번 망연자실 했네.雲邊鴈斷胡天月 (운변안단호천월) 구름 속에 기러기 행렬 끊어진 북방의 달밤隴上羊歸塞草烟 (농상양귀새초연) 언덕 위 양떼들은 변방 풀 안개 속으로 돌아왔네.迴日樓臺非甲帳 (회일누대비갑장) 돌아오는 날 누대에는 갑장이 없어졌는데去時冠劒是丁年 (거시관검시정년) 떠날 때는 관모 쓰고 검패 찬 젊은이였네.茂陵不見封侯印 (무릉불견봉후인) 무릉엔 봉후 인뚱이 보이지 않고 空向秋波哭逝川 (공향추파곡서천) 부질없이 가을 물결을 보며 흘러가는 세월을 통곡했겠네.     蘇武(소무):서한 사람. 자 子卿. 한무제 天漢 원년(기원전100..

211. 利州南渡 / 温庭筠

211. 利州南渡 / 温庭筠 이주에서 남쪽으로 강을 건너며   澹然空水帶斜暉 (담연공수대사휘) 출렁이는 넓은 물은 저녁 햇빛을 받고曲島蒼茫接翠微 (곡도창망접취미) 만곡진 섬은 망망하게 비취색 언덕에 닿아있다.坡上馬嘶看棹去 (파상마시간도거) 언덕 위에는 말이 울며 배 떠나는 것 바라보는데 栁邉人歇待船歸 (류변인헐대선귀) 버들 강변엔 사람들 쉬면서 배 돌아오기 기다린다.數叢沙草羣鷗散 (수총사초군구산) 몇 무더기 모래톱 풀에서 갈매기 떼 흩어지고 萬頃江田一鷺飛 (만경강전일로비) 드넓은 강가 논에 해오라기 한 마리 날고 있다.誰解乗舟尋范蠡 (수해승주심범려) 누가 알리오, 배 타고 범려를 찾아가서 五湖煙水獨忘機 (오호연수독망기) 오호의 물안개 속에서 홀로 세속 욕심 잊으려 함을.     利州(이주):지금의 사천..

210. 無題二首(其二) / 李商隱

210. 無題二首(其二) / 李商隱 무제 2   其二重幃深下莫愁堂 (중위심하막수당) 겹 휘장 깊게 내린 막수의 집卧後清宵細細長 (와후청소세세장) 잠에서 깨니 맑고 고요한 밤 가늘고도 길구나. 神女生涯原是夢 (신녀생애원시몽) 무산신녀 생애는 원래 꿈이었고 小姑居處本無郎 (소고거처본무랑) 아가씨 거처하는 곳엔 본래 낭군이 없었다네.風波不信菱枝弱 (풍파불신능지약) 바람과 파도도 마름가지 약하다 업신여기는데 月露誰教桂葉香 (월로수교계엽향) 달빛이슬 누가 계수나무잎에 향기를 풍기게 하는가.直道相思了無益 (직도상사료무익) 설령 그리워해도 전혀 도움이 안 되겠지만未妨惆悵是清狂 (미방추창시청광) 슬퍼하는 게 미친 짓이라 해도 상관없다네.     重幃(중위):휘장이 깊고 그윽하다. 莫愁(막수):고대 악부중의 전설적 ..

209. 無題二首(其一) / 李商隱

209. 無題二首(其一) / 李商隱 무제 1   其一鳯尾香羅薄幾重 (봉미향라박기중) 봉황꼬리 무늬 비단은 얇기가 몇 겹인가,碧文圓頂夜深縫 (벽문원정야심봉) 푸른 무늬 동그란 휘장을 밤 깊도록 꿰매고 있다.扇裁月魄羞難掩 (선재월백수난엄) 달처럼 마름한 부채도 수줍음은 가리기 어려운데,車走雷聲語未通 (거주뢰성어미통) 마차 소리 뇌성 같아 말도 하지 못하네.曾是寂寥金燼暗 (증시적요금신암) 일찍이 금 촛대는 꺼져 적막한데, 斷無消息石榴紅 (단무소식석류홍) 소식 끊겨 무소식이어도 석류꽃은 붉게 피었네.斑騅只繋垂楊岸 (반추지계수양안) 얼룩말만 버들 늘어진 강가에 매여 있는데,何處西南待好風 (하처서남대호풍) 어디에서 서남풍 좋은 바람 불어오길 기다리나.     무제 2수는 모두 깊은 규방의 여인들의 적막한 정을 묘..

208. 春雨 / 李商隱

208. 春雨 / 李商隱 봄비   悵卧新春白袷衣 (창와신춘백겁의) 새봄에 흰 겹옷 입고 멍하니 누워 있으려니白門寥落意多違 (백문요락의다위) 백문은 적막하고 뜻은 여러 번 어긋났네.紅樓隔雨相望冷 (홍루격우상명냉) 빗줄기 너머로 홍루를 바라보니 쓸쓸해珠箔飄燈獨自歸 (주박표등독자귀) 주렴 같은 빗발 속에 등불 흔들며 홀로 돌아온다.遠路應悲春晼晩 (원로응비춘원만) 먼 길 가며 봄이 저문다고 응당 슬퍼할 텐데 殘宵猶得夢依稀 (잔소유득몽의희) 날이 샐 무렵엔 그래도 어렴풋한 꿈만 꾸었다.玉璫緘札何由逹 (옥당함찰하유달) 옥 귀고리 동봉한 편지 어떻게 전달하나萬里雲羅一鴈飛 (만리운라일안비) 만 리 비단무늬 구름에 기러기 한 마리 날아가네.     이 시는 봄 밤 가랑비 속에서 사랑하는 임을 그리며 지은 것이다. ..